“환자 맞춤 앱으로 관리까지”…제약바이오 업계, 디지털 헬스 확장
환자 개별 특성에 맞춘 모바일 앱 서비스가 제약바이오 산업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제약기업들은 단순히 의약품을 공급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환자의 치료효과 극대화와 생활관리까지 지원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본격 도입하면서 새로운 산업적 변화를 예고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발표가 제약바이오의 사회공헌 전략이 ‘치료 후 관리’ 경쟁의 새로운 무대로 진입하는 신호탄으로 본다.
최근 LG화학은 복잡한 난임 정보를 한곳에 모은 ‘블룸(BLOOM)’ 앱을 출시했다. 앱은 가임기 여성과 난임을 겪는 부부를 대상으로 맞춤형 가임력 관리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대표 서비스는 ‘난임백과’와 ‘가임력 자가진단’으로, 국내외 의료진 자문과 다수의 참고문헌을 바탕으로 난임 원인뿐 아니라, 시술 과정, 병원 체크리스트, 심리상담센터, 전국 난임지원 정보 등 토털 콘텐츠를 제공한다. ‘가임력 자가진단’의 경우 10개의 문항으로 데이터 기반 맞춤 상담 기능을 구현, 사용자가 직접 가임력 수준을 점검하고 관리 대안을 제시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한 LG화학은 난임치료제 조기배란방지제 ‘가니레버’, 배란유도제 ‘폴리트롭’, ‘IVF-M HP’, ‘IVF-C’ 등 다양한 전문의약품 라인업과 함께, 앞으로 난임 예방·난자동결 등 여성 헬스케어 전반으로 앱 내 서비스를 확장할 방침임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을 통한 환자 직접 관리가 의약품 효과 극대화나 복약 순응도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동아에스티는 2018년부터 성장호르몬제 ‘그로트로핀(소마트로핀)’ 환아를 대상으로 무료 투약 관리 앱 ‘자라다’를 운영하고 있다. 앱 내 주사 알람, 성장 데이터 그래프, 예측 가능한 주사 부위, 식단·운동까지 포함한 ‘성장 도우미’ 메뉴 등 사용자 중심의 UI/UX가 특징이다. 성장 중인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캐릭터 ‘그로퐁’(연구원)과 ‘퐁’(성장 물방울)을 도입해 심리적 친밀감도 높였다. 앱 개발은 그룹사 IT기업 DA인포메이션이 담당했다.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이 병원 외부 환자관리 현장에 본격 도입되면서, 제약·IT 융합의 구체적 활용이 가시화되는 흐름이다. 산업계는 환자별 맞춤 관리 기능, 데이터 기반 약물 효과 분석 등 전체 치료여정에 걸친 IT 지원이 경쟁력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본다.
경쟁적으로 모바일 헬스앱을 확대하는 미국 대형 바이오테크 기업 사례와 비교해볼 때, 국내 제약사의 자체 앱 개발·운영은 비교적 초기 단계로 분석된다. 다만 정부 차원의 소프트웨어형 의료기기(SaMD) 가이드라인이 도입되고 데이터 보안·개인정보 이슈가 부각되는 시점과 맞물려, 관련 규제와 인증요건에 대한 적극적 대응도 필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의약품과 디지털 플랫폼 연계가 환자 만족도뿐 아니라 치료 성과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실제 시장에서의 장기적 효과와 데이터 보호의 조화가 업계 성장의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