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에서 묻어난 노련함”…메르세데스, 데뷔전 흔들림 없이→키움에 안정감 선사
고척스카이돔의 분위기는 낯선 등번호가 던지는 첫 공에 쏠렸다. 키움 히어로즈에 새로 합류한 메르세데스는 마운드 위에서 흔들림 없는 눈빛을 보였고, 관중석을 메운 팬들은 그가 쏘아올린 투구에 응원의 목소리를 더했다. 5⅓이닝 동안 그는 8피안타, 2실점(비자책점), 5탈삼진으로 자신의 KBO리그 첫 무대에서 존재감을 분명히 각인시켰다.
2025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맞대결이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졌다. 이날 키움은 새 외국인 투수 메르세데스를 선발 등판시키며 팀의 분위기 반전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경기 초반, 메르세데스는 1회 두산 제이크 케이브를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위기 돌파력을 보여줬다. 이후 2회 오명진을 삼진, 박계범을 3루 땅볼로 처리하는 등 흔들림 없는 제구력을 드러냈다. 3회에는 주자 출루에도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상대 타선의 흐름을 끊어냈다.

메르세데스의 위기관리 능력은 5회에 더욱 빛났다. 박계범에게 볼넷, 강승호에 안타를 허용해 무사 1,2루에 몰렸으나, 침착하게 타자들을 처리했다. 정수빈에게 내야 땅볼을 유도하며 아웃카운트를 늘렸고, 2사 만루에서 케이브를 2루 땅볼로 유인해 추가 실점을 막는 듯했지만 아웃 연결이 이뤄지지 않아 실점이 발생했다. 비자책점 2실점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흔들리지 않고 후속 양의지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장면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날 메르세데스는 95구를 던졌으며 직구(47개, 최고 146㎞)와 슬라이더, 커브, 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안정적으로 구사했다. 경기 내내 힘과 변화를 겸비한 구위,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 드러난 침착함이 단박에 키움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팀 타선이 메르세데스의 호투에 화답하며 5회말 2점을 추가, 재역전에 성공한 키움은 끝까지 리드를 지켜냈다. 6회 1사 1,2루 위기에서 교체된 뒤에도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가 안전하게 지켜졌다. 이날 메르세데스는 케니 로젠버그의 대체 선수로서 첫 등판부터 확실한 무게감을 더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새 외국인 투수 메르세데스의 깔끔한 데뷔전에 박수를 보냈다. 키움 히어로즈는 분위기 반전의 실마리를 잡으며, 앞으로 메르세데스가 선사할 다음 무대에 대한 기대 역시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