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 자본재 수주 1.3% 급락”…정책 혼돈에 제조업 투자 둔화→글로벌 시장 흔들리나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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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제 심장부에 낀 먹구름은 수치로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현지 시각 27일, 미국 상무부는 4월 항공기와 군수 장비를 제외한 핵심 자본재 수주가 전월 대비 1.3% 줄었다고 밝혔다. 불과 한 달 전 0.3%의 오름세를 보였던 흐름은, 다시금 하강 곡선을 그리며, 정책 불확실성이 짙게 드리운 현실을 조용히 반영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와 세금 정책, 그리고 시장을 둘러싼 예측 불가한 흐름이 미국 제조업계 곳곳에 파고들며, 투자 심리에 얼어붙은 조짐을 남겼다.

 

산업별로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자동차, 전기 장비와 가전, 통신 장비 그리고 1차 금속 부문에서 수주의 끈이 한층 더 느슨해졌다. 이로 인해 미국 제조업의 핵심을 이루는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 의지가 점차 움츠러들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러한 양상을 ‘핵심 제조업 전반의 투자 저하’로 해석하며, 미국 산업 지형이 내딛는 불확실한 걸음을 한층 또렷하게 짚었다.

미국 4월 핵심 자본재 수주 1.3% 감소…정책 불확실성 투자 위축
미국 4월 핵심 자본재 수주 1.3% 감소…정책 불확실성 투자 위축

설비 투자의 바로미터인 핵심 자본재 출하 역시 전월 대비 0.1% 감소하였으니,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 맞는 마이너스 행보이다. 이는 기업들이 설비 투자에 더욱 망설임을 표출하고 있다는 방증이자, 경기의 숨결에 점차 긴장이 스며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4월 전체 내구재 수주 또한 전월 대비 6.3%나 급락하는 등, 상업용 항공기 수주 부진이 전체 수치를 매섭게 끌어내렸다. 통계 곳곳에는 미국 경기의 미묘하고 복합적인 기류가 묻어난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내놓은 ‘GDP나우’ 모델에 따르면, 기업 장비 투자 증가가 2분기 국내총생산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0.4%포인트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1분기에 경험한 1%포인트 이상의 기여와 비교할 때, 성장의 동력이 확연히 약해졌음을 보여준다. 항공기 출하의 월별 널뛰기만큼이나, 투자 심리 역시 출렁이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제조업이 성장 가속에서 한 발 물러서, 잠시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옮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정과 통상 정책을 에워싼 여전한 불확실성, 그리고 이들이 전해주는 울림은 경제 지표 곳곳에 이미 스며들었다. 기업 투자 위축이 미 경제 성장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우려도 고조된다.

 

이처럼 정책 변수와 경제 지표의 교차 속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과 전략 역시 조심스럽고 긴장감 띤 움직임을 보일 전망이다. 앞으로도 미국 제조업 바로미터들이 보내는 신호와 함께, 정책의 향방에 모두가 예민하게 귀를 기울여야 하는 시간이다. 금융시장과 투자환경 곳곳이 흔들릴 수밖에 없음을, 이번 수치가 조용히 알려주고 있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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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자본재수주#트럼프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