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투자 지주사 출범”…삼성에피스홀딩스, 신사업 예고로 산업 재편 주도
국내 바이오 산업이 대형 지주사의 등장으로 구조적 변화를 맞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로 출범한 바이오 투자 지주회사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지난 1일 공식 설립돼 경영에 돌입했다. 업계는 이번 분할을 ‘국내 바이오 성장 경쟁’의 분기점으로 주목하고 있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투자 및 자회사 관리 사업 부문을 분할해 신설됐으며, 분할 등기 및 절차를 착수했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두고, 차세대 바이오 기술 플랫폼 사업을 위한 신설 자회사 설립 준비에 들어갔다. 핵심 전략은 자회사별 맞춤형 성장 경로와 투자를 병행해 향후 성장성과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있다.

핵심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2012년 이래 11종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출시해왔다. 작년에는 매출 1조5377억원, 영업이익 4354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앞으로는 20개 이상의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확보에 연구개발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이러한 집중 투자로 바이오시밀러 산업 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 지주사 체제의 출범으로, 기존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넘어 차세대 신약 및 바이오 기술로 성장 영역을 넓힐 기반이 마련됐다. 신설될 자회사는 단일 치료 접근법에 국한되지 않고 확장성이 높은 기술 플랫폼과 다양한 신약 물질 개발에 나선다. 이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와의 공동개발 등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강화하는 바이오텍 사업 모델을 표방할 예정이다.
최근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국내외적으로 기술 플랫폼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의 대형 바이오텍도 다각화된 투자와 플랫폼 중심의 구조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에피스홀딩스 역시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신사업 발굴에 나서며 국내 경쟁사들보다 한발 먼저 바이오 신산업 생태계에서 입지를 다지고 나섰다.
향후 정책 및 규제 측면에서도 최신 바이오 기술 개발과 플랫폼 사업이 식약처, FDA 등 글로벌 허가 및 인증, 연구개발 데이터 규정과 연계되며 산업 진입장벽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사업전략 측면에서는 각 자회사를 통한 위험 분산과 지배구조 투명성도 중요 과제로 꼽힌다.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초대 대표이사로는 김경아 현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가 선임됐다. 김 사장은 “삼성에피스홀딩스 출범은 글로벌 바이오 산업 도약의 중대한 이정표”라고 밝혔다. 이번 출범에 맞춰 공식 홈페이지도 개설, 신사업 소개와 지속가능경영, 투자 정보를 동시에 공개했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법적·행정절차를 마친 뒤 14일까지 신설 자회사를 세우고, 오는 24일 유가증권시장 재상장에 나설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에피스홀딩스의 모델이 국내 바이오 산업의 지배구조와 성장방식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분석한다. 산업계는 이번 지주사 체제가 바이오 신산업 시장에 안착할지를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