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15억이 서민 아파트”…복기왕 발언 후폭풍, 야당-여당 격돌 속 사과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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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아파트 기준 논란이 정치권의 격돌로 번졌다. 더불어민주당 복기왕 의원이 “15억 정도는 서민 아파트”라고 언급한 뒤 국민의힘 등 야당에서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사회적 민감 이슈로 떠오른 부동산 정책을 두고 공방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논란의 중심에 선 복기왕 의원은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급히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이날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 “전국 평균치, 15억 정도 아파트면 서민들이 사는 아파트라는 인식들이 있어 정책적으로는 해당하지 않았다”며 “청년, 신혼부부에 대한 정책은 건드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와 지금이 달라진 게 없는데도 주거 사다리가 없어졌다고 비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복 의원은 또 15억원을 넘는 주택에 대해 “주거 사다리라기보다는 부를 더 넓히고 축적하는 욕망의 과정”으로 규정하며 “지나친 갭 투자 완화를 위해 대출 규모를 줄이고 주택담보대출비율 등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복 의원의 발언을 두고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대다수 청년, 서민은 대출 없이 5억원짜리 아파트를 사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라며 “서민 기준을 15억원에 두니 이런 부동산 정책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이어 “집을 못 산 나는 민주당 기준에서 불가촉천민 정도 되냐”고 반문했다. 같은 당 이양수 의원도 “집값이 떨어졌을 때 사면 된다는 발언에 이어, 민주당 의원이 서민 상처에 염장만 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복기왕 의원은 국토위 국감 중 신상발언으로 재차 고개를 숙였다. 그는 “급하게 단어를 선택해 서울시민과 국민께 걱정을 끼쳤다”며 “적절치 못한 표현이었다”고 사과했다. 이어 “서울시 평균 아파트 가격이 14억6천만원인 것으로 안다. 나 역시 10억원 미만 아파트에 살고 있고, 서울의 70%가량이 그런 주택에 거주하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복 의원은 “그분들에게 상처가 됐다면 공인으로서 더 적절한 표현을 쓰지 못해 아쉽고 안타깝다”며 “앞으로 더 정확한 용어 선택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은 이에 대해 “평균 가격이 어떻다는 식으로 대충 사과하려 한다”며 “민주당의 인식이 극명하게 드러난다”고 강한 어조로 맞섰다.

 

이날 국회는 서민과 부동산 정책의 기준을 두고 여야의 날 선 대립이 이어졌다. 정국은 부동산 민심, 정책 수립 과정에서 국회와 정부의 인식 차가 드러난 가운데, 향후 관련 입법 및 대책 논의가 재점화될지 주목된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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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기왕#국민의힘#아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