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소형 세단 질주”…현대차 엑센트·기아 페가스, 일본 강세 시장서 도약→점유율 경쟁 격화
현대차와 기아가 중동의 핵심 시장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상반기 판매량 ‘톱2’를 기록하며 일본 브랜드의 장기 독주 체제에 균열을 내고 있다. 소형 세단 엑센트와 페가스가 각각 1만9천81대, 1만5천528대 판매로 차종별 누적 1·2위에 올랐고, 이 같은 실적에 힘입어 현대차그룹은 브랜드 순위 역시 도요타에 이은 2위와 3위를 차지하는 등 파상적인 성과를 보였다. 이러한 분위기는 사우디 내 현지 합작 생산법인 설립과 맞물리며 향후 시장 판도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한다.
중동 최대 자동차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본 도요타, 닛산 등의 브랜드가 전통적으로 우위를 확보해온 가운데, 올해 상반기 현대차·기아의 선전이 갖는 의미는 적지 않다. 2025년 상반기, 현대차는 6만1천510대, 기아는 3만4천649대를 판매했다. 도요타가 11만8천22대 매출로 1위를 고수하고 있으나, 두 브랜드를 합친 현대차그룹은 9만6천159대로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 2024년 누적 판매를 기준으로 현대차가 11만9천786대로 2위, 기아가 4만8천266대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현대차는 13만17대, 기아는 6만3천637대로 각각 2위와 3위에 안착했다. 이러한 수치는 단순 수치 이상의 시장 신뢰도와 브랜드 가치의 도약을 의미한다. 소형 세단 중심의 라인업은 현지민의 선호와 시장의 특수성에 맞춰 구축됐고, 이 전략은 고무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현대차그룹은 2024년 5월 현지 사우디 국부펀드(PIF)와의 협력을 통해 현대차-사우디 합작 생산법인(HMMME)을 출범시켰다. 2025년 말 가동 예정인 해당 법인은 현대차가 30%, 국부펀드가 70%의 지분을 보유하며, 연간 전기차 및 내연기관차 5만대 생산 역량을 갖춘다. 지난해 중동시장에서 판매된 자동차 249만대 중 34%인 84만대가 사우디에서 소비됐다는 점은, 향후 현지 생산체계를 통한 시장 대응력 제고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업계 관계자는 사우디 내 소형 세단 인기의 원인을 지적하며 “현지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라인업 전략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우디 및 중동 내 자동차 패러다임의 변곡점에 현대차그룹이 자리하며, 그 영향력은 향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