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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우승 감격”…손흥민, 교체 투입 유로파 결승→토트넘 41년 만의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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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우승 감격”…손흥민, 교체 투입 유로파 결승→토트넘 41년 만의 정상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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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마침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벅찬 순간을 맞이했다. 우승의 문턱에서 늘 고개를 떨궜던 과거가 무색할 만큼, 이날만큼은 선수와 팬 모두의 표정에 지난 기다림의 세월이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그리고 손흥민의 흔들리는 눈시울 속에, 축구가 선사하는 기쁨과 안도가 오롯이 녹아났다.

 

토트넘 홋스퍼는 22일 스페인 빌바오 산 마메스에서 열린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으며 유럽 무대 정상에 우뚝 섰다. 경기 초반부터 첨예한 신경전이 펼쳐졌고, 맨유는 브루누 페르난드스가 슈팅으로 흐름을 주도했다. 이에 맞선 토트넘은 파페 사르가 중심이 된 역습으로 빠른 공방을 이어갔다. 두 팀 모두 견고한 수비와 재빠른 전환을 반복했고, 지켜보던 관중의 숨소리가 점점 무거워졌다.

“첫 우승 감격”…손흥민, 교체 투입 유로파 결승→토트넘 41년 만의 정상 / 연합뉴스
“첫 우승 감격”…손흥민, 교체 투입 유로파 결승→토트넘 41년 만의 정상 / 연합뉴스

균형을 깨뜨린 건 전반 42분 브레넌 존슨의 발끝에서였다. 파페 사르가 왼쪽에서 올린 날카로운 크로스를 브레넌 존슨이 골문 바로 앞에서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상대 수비수 루크 쇼의 몸을 스치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이 한 방으로 토트넘은 앞서나가기 시작했고, 이후에도 역동적인 흐름이 끊이지 않았다.

 

후반전에는 도미닉 솔란케가 결정적인 슈팅을 놓치는 등 추가골의 아쉬움이 이어졌다. 경기 67분, 히샬리송이 부상 기색을 드러내며 손흥민이 교체로 투입됐다. 팬들의 불안도 잠시, 손흥민은 짧은 시간 동안 빠른 기동력과 압박, 팀을 위한 헌신적인 움직임으로 공수를 오가며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맨유 역시 포기하지 않았다. 라스무스 호일룬, 브루누 페르난드스, 알레한드로 가르나초가 잇달아 슈팅을 퍼부었지만, 미키 판더펜과 굴리엘모 비카리오 골키퍼가 신중한 수비로 동점의 실낱 같은 희망을 지웠다. 추가시간까지 이어진 맨유의 파상공세 속에서도 토트넘의 골문은 흔들리지 않았다.

 

경기가 끝나자 손흥민은 태극기를 어깨에 두르고 벤치를 향해 달려가 동료들과 벅찬 감격을 나눴다. 15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 리그컵,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번번이 무릎을 꿇었던 그의 눈물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그는 “팀 동료들과 팬들 모두에게 감사하다. 오래 기다린 만큼 꿈을 이루는 기쁨이 남다르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경기장 밖에서도 팬들과 현지 언론의 극찬이 이어졌고, SNS에는 “손흥민, 토트넘 모두에게 역사적인 밤”이라는 환호가 쏟아졌다.

 

토트넘은 이번 우승으로 2007-2008시즌 리그컵 이후 17년 만에 공식 대회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유럽 대항전에서는 1983-1984시즌 이후 무려 41년 만에 거둔 우승 기적이었다. 특히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7위로 고전했던 팀이 극적인 반전을 이루며,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행 티켓까지 거머쥐게 됐다.

 

선수들의 땀방울이 어둠 속에 빛을 더했던 밤, 그라운드에는 이룰 수 없을 것만 같던 꿈과 희망이 남았다. 감정을 삼키며 참고 견딘 시간의 두께만큼 손흥민과 토트넘 팬 모두의 환희는 더 크게 울렸다. 토트넘의 새로운 시작은 8월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날 다시 이어진다. 손흥민은 마침내 품에 안은 첫 우승 트로피의 기운을 등불 삼아, 2024-2025시즌 또 다른 서사를 써 내려갈 예정이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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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토트넘홋스퍼#유로파리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