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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형 큐브위성 도요샛, 슈퍼태양폭풍 관측”…국산 우주날씨 데이터 신뢰성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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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형 큐브위성 도요샛, 슈퍼태양폭풍 관측”…국산 우주날씨 데이터 신뢰성 입증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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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형 인공위성인 도요샛(SNIPE)이 지난해 발생한 이른바 슈퍼태양폭풍 속에서 전리권 변화를 포착하며 국내 우주날씨 관측 기술력이 한 단계 높아지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10㎏급 큐브위성 도요샛은 고성능 해외 위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데이터 품질을 입증해, 저비용·경량 위성의 차세대 우주과학 도구로 주목받는다. 업계와 학계는 이번 성과가 "국내 우주위성 경쟁력 도약의 분기점"이라 평한다.

 

도요샛은 한국천문연구원이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공동 개발해 2023년 5월 누리호에 실려 발사된 초소형 위성군이다. 전체 4기 중 현재 나래와 라온 2기가 정상 운영되고 있다. 지난 2023년 5월 10일부터 12일까지 이어진 슈퍼태양폭풍(2003년 이후 최대 수준) 당시, 도요샛은 전리권(지상 60~1000㎞) 플라즈마 밀도의 극적인 변동 데이터를 세계 최초로 확보했다. 연구팀은 미국 DMSP, 유럽 ESA 스웜 위성과 병행 분석해 도요샛 자료의 신뢰성을 공인된 글로벌 표준에 비견했다.

도요샛은 랭뮤어 탐침(Langmuir probe, 전자 밀도·온도 측정 도구)을 탑재, 고도 500㎞ 여명·황혼 궤도에서 약 60시간 연속 관측을 수행했다. 태양폭풍 전에는 적도 부근 전자 밀도가 가장 높았으나, 돌발적 태양 입자 폭발 후에는 밀도 최댓값이 위도 25~30도, 심지어 40도까지 이동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른바 ‘적도 이온화 이상 현상(equatorial ionization anomaly, EIA)’이 뚜렷하게 포착된 것이다. 도요샛은 대형 위성이 관측하지 못하는 시간과 공간 데이터를 제공해, 큐브위성의 독자적 관측 효용성을 부각시켰다.

 

이 같은 우주환경 변화는 실생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태양폭풍에 따라 GPS 위치 오차가 커지고, 이동통신 장애 및 전력망 손상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23년 발생한 슈퍼태양폭풍 기간, 도요샛은 평균 궤도가 200~500m 하강하는 현상도 기록했다. 수집된 도요샛 데이터는 저궤도 우주날씨 변화 메커니즘 보완과 함께 미래 우주기상 예측 시스템 정밀화 연구의 핵심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도요샛이 생산한 데이터는 기존 중대형 해외 위성(미국 DMSP, 유럽 스웜 등) 데이터와 비교해 동등한 신뢰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기술적 성과가 크다. 저비용, 경량 플랫폼으로도 고가의 전통 위성과 맞먹는 과학 임무가 가능함을 시사한다. 향후 천문연과 항우연은 도요샛2(SNIPE-2) 등 초저궤도 후속 임무로 활용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이번 성과는 수명 1년의 큐브위성이 2년 이상 장기운영 가능함을 입증한 동시에, 국산 독자개발 위성으로 국제적 연구 경쟁에 첫 발을 내딛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7월 26일 스페이스 웨더(Space Weather) 게재된 이번 연구에서, 송호섭 박사는 “초소형 큐브위성이 대형 위성과 비견될 수준의 데이터를 생산해, 우주과학 연구에 폭넓게 기여할 수 있다”고 의미를 짚었다.

 

해외에선 미국과 유럽이 이미 나노·큐브위성을 활용한 우주관측 경쟁에 돌입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도요샛이 연구·관측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잡는 국면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한국이 군집 큐브위성군을 활용한 실시간 우주환경 감시·경보체계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본다.

 

산업계는 우리 기술 기반 위성 데이터가 실제 우주산업 생태계에 안착하고, 다양한 응용영역으로 확장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적 진전의 지속뿐 아니라 위성·데이터 활용의 법적, 정책적 인프라 구축도 병행돼야 산업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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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샛#한국천문연구원#슈퍼태양폭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