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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타 본능 폭발”…안윤주, KLPGA 데뷔 첫날 담대함→12위 파란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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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타 본능 폭발”…안윤주, KLPGA 데뷔 첫날 담대함→12위 파란 연출

강민혁 기자
입력

두려움과 설렘이 교차하는 티잉 그라운드, 어린 아마추어 안윤주의 눈빛엔 기대를 뛰어넘는 담대함이 어렸다. 프로 무대가 낯선 신인이었지만, 안윤주는 280야드를 훌쩍 넘는 장타와 흔들림 없는 스윙으로 생애 첫 KLPGA 정규 투어 라운드를 힘차게 장식했다.

 

3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장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15회 롯데오픈 1라운드. 2011년생 아마추어 안윤주는 2언더파 70타를 기록하며 쟁쟁한 프로 선수들 사이에서 공동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합계 2개의 버디, 한 차례도 보기를 허락하지 않은 완벽한 플레이로, 안윤주는 대회장 분위기를 단번에 압도했다. 이날 8번 홀(파4)에서 기록한 282.2야드 장타는 갤러리와 동료 선수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장타력 282야드”…안윤주, KLPGA 롯데오픈 첫날 12위→프로 무대 데뷔전 선전 / 연합뉴스
“장타력 282야드”…안윤주, KLPGA 롯데오픈 첫날 12위→프로 무대 데뷔전 선전 / 연합뉴스

키 170cm에서 뿜어져 나오는 긴장감과 에너지는 단순한 행운이 아니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골프채를 잡기 시작한 안윤주는 이미 골프 가족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국가대표 오빠 안성현, 상비군 경력의 언니 안연주와 함께 한 가족 모두가 각자의 무대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안윤주는 데뷔 당일 “오늘 보기 없는 경기를 해서 만족한다. 지금까지 뛴 대회 가운데 가장 긴장됐던 하루였다”고 진지한 소감을 전했다.

 

박준원 코치(2014년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 당일 캐디 동반)는 “손이 떨리고 심장 소리가 크게 들린다며, 매홀마다 직면하는 두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멘탈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새로 마주한 빠른 그린과 프로 무대 특유의 분위기 속에서도 안윤주는 자신만의 박자와 리듬을 잃지 않았다.

 

힌 몸의 긴장도 이내 담대함으로 승화됐다. 안윤주는 “아마추어 대회보다 그린이 훨씬 빨라 당황했지만, 전체적으로 플레이가 잘 풀렸다. 이번 대회 목표는 예선 통과, 앞으로 세계 1위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당찬 각오를 내비쳤다. 현장 갤러리와 SNS에서는 ‘골프 천재’의 등장을 반기는 격려와 기대가 넘쳤다.

 

첫날을 선두 마다솜과 3타 차 공동 12위로 마친 안윤주는, 남은 라운드에서 예선 통과와 더불어 톱10 진입을 노릴 전망이다. 4일까지 이어지는 롯데오픈에서 안윤주가 끝까지 담대함을 이어간다면, KLPGA 무대에 새로운 주인공의 이름이 새겨질 수 있다.

 

장맛비를 뚫고 그라운드에 선 작은 어깨, 긴장과 용기를 오가는 표정이 갤러리 속에 단단하게 각인됐다. 열네 살 골퍼의 새로운 꿈은 인천 청라의 한 티박스에서 조용히 싹텄다. 롯데오픈 2라운드는 4일까지 이어지며, 안윤주의 도전을 현장과 TV를 통해 만날 수 있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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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윤주#klpga#롯데오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