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 정치적 결단 시점”…김용범·김정관, 러트닉과 추가회담 뒤 귀국
한미 관세협상을 둘러싼 교착 상태가 재차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미국을 급히 다시 찾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추가 협상을 벌이고 24일 새벽 귀국에 나선다. 한미 통상 불씨가 여전히 뜨겁게 타오르는 상황에서 이번 압축 협상 결과에 정치권과 경제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양국은 22일(미 현지시간) 워싱턴 DC 상무부 청사에서 2시간가량 비공개로 머리를 맞댔다. 논의의 쟁점은 3천500억 달러(약 500조원) 대미 투자 패키지와 관련해 현금 비율, 자금 공급 기간 등 미해결 사항에 모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실장과 김 장관이 지난 16일 러트닉 장관과 한 차례 접촉한 이후 불과 사흘 만에 양국 고위 당국자가 다시 만난 것은 드문 일이다.

일주일 채 안 되는 사이 두 번의 고위급 회동이 연이어 이뤄지면서, 지난 수개월간 제자리걸음을 이어온 한미 관세 협상에서 가시적 성과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달 말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서 최종 타결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협상은 아직 종결되지 않았다. 김용범 실장은 현지 협상 직후 “일부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남은 쟁점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절충에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지만, 미묘한 입장차를 좁히는 데 한미 정상 차원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해석도 쏟아졌다.
정치권에선 관세 논의가 미·중 기술패권 경쟁, 국내 제조업 현장과도 깊게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이번 협상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김용범 실장과 김정관 장관은 귀국 즉시 이재명 대통령에게 협상 경과와 쟁점 내용을 상세히 보고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협상 결과와 정상회담 등 추후 일정을 면밀히 진단해, 추가 외교 일정을 조율할 방침이다. 이번 협상 결과가 향후 한미동맹의 통상 협력 지형에 어떤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