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기습 속 미국 묵인 의혹”…트럼프-네타냐후 공조 논란→중동 대전운 짙어져
달빛이 가라앉은 6월 새벽, 이스라엘의 전투기는 말없이 이란 하늘을 헤집었다. 협상을 통해 평화의 문턱에 다다랐다고 믿었던 국제사회는 이내 경악에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던 그날, 이란의 심장부를 겨눈 이스라엘의 공습이 불을 뿜었다. 지난 13일 밤,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전격적으로 타격한 뒤 중동의 새벽은 다시 긴장과 격동의 시간 속으로 흘러들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 간 6차 핵 협상 개최를 압박하며, ‘외교가 해답’이라는 점을 미국 사회와 국제사회에 거듭 강조해왔다. 그는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 우려에도 “대화가 먼저”라는 메시지를 잊지 않았다. 그러나 협상 개시를 불과 이틀 앞둔 시점에서 이스라엘은 공격을 감행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침묵과 휴가 언급은 전략적 위장으로, 중동 전문가들은 이번 공습이 외교 국면을 가장해 준비된 기습이었다고 평했다.

미국이 사전에 이스라엘의 공격 계획을 인지했는지 여부가 초점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며, “60일의 합의 시한이 끝난 직후 벌어진 일”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세계 최고의 장비를 가지고 있다”며, 미국의 군사적 지원을 은근히 인정했다. 이와 관련해 네타냐후 총리 역시 공격 이전 미국에 사전 통보했다고 밝혀, 양국의 암묵적인 공조 가능성이 굳어지고 있다. 백악관은 공식적으로 이번 작전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일부 고위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외적으로 이스라엘의 공격을 억제하는 신호를 보내왔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의 공습 소식이 전해진 직후 이란은 즉각적이고 강경한 대응에 나섰다. 테헤란은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등 주요 이스라엘 도시를 향해 미사일 수백 발을 발사했으며, 이란혁명수비대는 공격 목표가 이스라엘 군사시설과 전략 요충지라고 발표했다. 하루 아침에 평화로워 보였던 협상 테이블은 파편과 잿빛 연기로 얼룩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공격이 이란 군 지도부와 핵시설을 동시 타격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 아래 이루어졌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공습으로 오히려 이란의 핵 개발이 더욱 음지에서 진행될 단초가 되었음을 지적했다. 무엇보다 이란이 미군 기지에 대한 보복에 나설 경우, 미국 역시 중동 전면전에 욕조처럼 휘말릴 위험성이 높다. 현재 미국과 이란의 6차 핵 협상 개최는 불투명해졌고, 대화의 마지막 불씨마저 꺼져가는 듯하다.
국제사회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미국은 외교적 해결을 고집했던 위선과, 실제로는 군사옵션에 시간을 벌어준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했다. 한편 이란의 신속한 보복은 향후 중동 전역을 전쟁의 소용돌이에 몰아넣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촉발했다. 협상이 전쟁을 멈추지 못한 지금, 중동의 하늘과 국제사회의 눈빛은 한층 어두워졌다.
이스라엘과 미국, 이란의 긴장과 불신이 중동의 새벽 공기 속에 짙게 드리워진 채, 새로운 격동의 파도가 세계사를 강하게 흔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