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구조조정 여파”…글로벌 신약 허가 일정 혼돈→제약·바이오 업계 긴장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조직 개편과 대규모 인력 감축이 전 세계 신약 승인 절차에 거센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은 최근 FDA가 3,500명의 직원을 감축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신약 승인 일정 불확실성이 시장의 새로운 리스크로 부상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제약 바이오 업계 관계자들과 증권가 분석가들은 미국 FDA의 결정이 단순한 행정 개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임상신약·의료기기 심사 일정 자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혁신의 흐름에도 심대한 함의를 던진다.
2024년 6월 기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FDA 감원 정책은 18%에 달하는 대규모 인력 감축이다. 표면적으론 의약품과 의료기기 심사 인력에는 영향이 없다고 밝혔지만, 현장의 체감 온도는 다르다. 키움증권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 88개 제약·바이오 기업의 67%는 실제 신약 승인 지연을 가장 우려하는 변수로 꼽았다. 실제로 이뮤니티바이오의 방광암 신약, GSK의 만성폐쇄성폐질환 치료제, 스텔스 바이오의 엘라미프레타이드,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등 글로벌 주요 의약품의 승인 심사 일정이 최근 잇따라 지연되거나, 미결정 상태로 남아있고, 일부는 허가 반려 사례로 이어졌다. 이는 사용자 대상 희귀질환 치료제 등서 두드러지고 있으며, 이미 사전 심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품목을 제외하면 후속 일정도 유동적임을 보여준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와 내년, 국내 주요 바이오텍의 미국 신약 승인 일정 또한 구조조정의 간접적 영향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HK이노엔의 파트너 세벨라가 준비 중인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신약허가 신청 시점, HLB그룹의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캄넬리주맙’의 재심사, 연이어 등장할 혁신형 바이오 신약들의 승인이 이 대기열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제형 변경 등 비교적 승인 난도가 낮은 제품군은 기존 체계 내 신속 심사가 가능할 것이라 진단하면서도, FDA 내 부서별 실질 심사인력 축소 규모 및 심화되는 내부 혼란이 규제 적체와 불확실성을 지속적으로 심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혁신 신약 흐름은 더이상 미국 내부 행정 절차에만 좌우되지 않는다. 미국 FDA 구조조정이 촉발한 신약 허가 일정 리스크는 실질적으로 기업의 사업 전략, 기간 투자, 연구개발 타임라인에 중대한 변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예측 불가능성이 상수화된 환경에서 더욱 유연한 대응과 장기적 시각의 전략 재정립이 요구된다는 진단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