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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리스 해저케이블로 무결점 중계”…LG유플러스, 밀라노올림픽 실시간 전달 총력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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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케이블 중계 기술이 글로벌 스포츠 중계 산업의 신뢰성과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내년 2월 열리는 이탈리아 밀라노 동계올림픽의 방송신호 중계를 위해 2만1400km에 달하는 초장거리 해저케이블과 첨단 이중화 기술을 도입, 지구 반바퀴를 도는 장시간 실시간 전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업계는 이번 준비가 글로벌 방송 인프라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LG유플러스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국내 안양사옥까지 이어지는 동계올림픽 방송중계 회선을 4개로 다중화하고, 장애 없는 실시간 전환이 가능한 ‘히트리스 프로텍션(Hitless Protection)’ 등 선진 전송기술을 전 구간에 적용한다고 4일 밝혔다. 해저케이블 손상이나 정전 등 물리적 위험이 상존하는 초장거리 국제 회선 특성을 반영, 주 회선(2개)과 예비 회선(2개)을 각각 확보해 유사시 즉각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히트리스 프로텍션은 회선 간 장애 징후를 신호 패킷 단위로 동시에 감지·분석, 실시간 자동전환하는 국제 표준 방식으로, 국내에서는 대형 국제 스포츠 이벤트에 처음 도입된다. 실제 시연 결과, 기존 방식처럼 5초 내외 영상 끊김 없이 중단 여부를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기술은 기존 회선 장애 발생시 수초간 방송중계가 중단되던 방식의 한계를 극복했다. LG유플러스는 각 회선 장애 발생에 대비해 밀라노 현지 인터넷 및 SRT(Secure Reliable Transport) 프로토콜, 현장 모바일네트워크(MNG) 장비까지 다단계 이중 백업체계를 준비했다. 네트워크 장애가 동시 발생해도 SRT 기반 전송 혹은 백팩형 MNG 네트워크로 영상 신호를 즉각 송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번 해저케이블 기반 중계 기술은 국내외 주요 스포츠 리그 및 2021년 도쿄·파리올림픽 중계 경험을 토대로 안정성을 강화해왔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국내에서 국가대표급 스포츠 이벤트 국제중계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해온 사례는 많지 않으며, 안양사옥의 24시간 전담 모니터링체계와 ISO22301 인증 취득 등 위기관리 역량까지 입증했다.

 

글로벌 방송중계 시장은 통신재난, 대규모 자연재해 등 외부 변수에 대한 대응 역량이 중요해지는 추세다. 미국, 일본, 유럽에서도 회선 이중화·프로토콜 다양화 투자가 본격화됐으나, 한국처럼 4원화 회선 및 히트리스 전송을 국제 올림픽 중계에 적용한 사례는 드물다는 평가다.

 

방송·통신 융합플랫폼 확대에 따라 안전한 신호 전달에 대한 법·제도적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ISO22301 등 국제표준 위기관리 인증이 대형 통신서비스 기업의 신뢰 기준이 되고 있으며, 국가적 이벤트 성공중계 여부가 민간 방송·스포츠 중계산업의 경쟁력 지표로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밀라노 동계올림픽 중계는 국내 통신사의 해저케이블 운용·복구 기술 경쟁력 시험대”라며 “기술 상용화가 가속화되면 글로벌 방송중계 표준에서도 한국 솔루션이 영향력을 가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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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히트리스프로텍션#밀라노동계올림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