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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일 정상 맞이하는 슈퍼위크”…이재명 대통령, APEC서 능동 외교 시험대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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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전환점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다음 주 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잇따라 참석한다. 미국, 중국, 일본 정상까지 경주로 집결하는 이번 일정을 두고 정치권은 “취임 후 최대 외교 시험대”라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미 관세협상, 한중 관계 복원 등 방대한 현안을 두고 정상외교 효과가 정국에 적잖은 파급을 미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6일부터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29일부터의 APEC 정상회의 의장국 자격 일정까지 빽빽한 외교 일정을 소화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4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APEC 의장국으로 능동적 플랫폼 외교를 통해 정상외교의 도약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핵심 일정은 역시 29일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과 1일 한중 정상회담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연쇄 정상회담에 전 세계 시선이 쏠린다. 위 실장은 “미국과는 역대 최단기간 내 상호방문을 완성했다. 중국 정상의 방문도 11년 만으로 한중 관계 복원에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교착 상태에 빠진 관세협상, 동맹 현대화 등 안보 패키지 관련 사안이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미국 CNN 인터뷰에서 “조정과 교정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협상 난항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중 정상회담은 1일 APEC 폐막식 직후 진행되며, 한반도 문제와 북한, 역내 질서가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미중 정상회담은 30일로 예정됐으며, 통상 갈등에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일 정상회담은 실무 협의가 진행 중이며, 위 실장은 “신임 일본 총리와 조기 대면으로 한일관계 개선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북미 정상회담 여부에 대해 위 실장은 “새로운 동향은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29일과 30일 APEC CEO 서밋, 각국 정상과의 양자 회담 등을 통해 AI, 인구구조 변화 등 미래 경제 의제도 주도할 방침이다. UAE 칼리드 왕세자, IMF 게오르기에바 총재 등 주요 인사도 참석, 국제 다자외교의 장이 펼쳐질 예정이다.

 

아세안 정상회의에서는 캄보디아 훈 마네트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비롯, 온라인 스캠범죄 공동대응, 방산협력, 인프라 교류 등 구체적 협력 방안이 테이블에 오른다.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말레이시아 안와르 총리와의 협의 등도 예정돼 있다.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외교 슈퍼위크는 향후 국정운영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협상 성과와 미중일 관계 돌파 여부에 따라 국내 선거, 경제정책, 대외 신뢰도 등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국제무대에서 '중견국 플랫폼 외교'로 도약을 노리는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실행력이 시험대에 오르면서, 정부는 주요 의제별 합의 추진과 후속 외교 일정을 면밀히 조율할 계획이다.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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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apec#정상외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