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의 우승 세리머니”…손흥민, 유로파리그 트로피→토트넘 주장으로 감격 소감

깊은 밤, 수많은 한국 축구 팬들이 다시 한 번 손흥민의 이름에 열광했다. 그토록 갈망하던 ‘무관 탈출’의 순간이 드디어 현실이 됐다. 눈시울이 젖은 손흥민의 얼굴과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는 장면이 전 세계 축구팬의 기억에 각인됐다.

2024-2025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토트넘 홋스퍼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누르고 마침내 17년 만에 메이저 대회 정상에 다시 올랐다. 손흥민은 22일 스페인 빌바오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후반 22분 교체로 출전해 주장 완장을 차고 팀 동료들과 함께 우승 세리머니의 중심에 섰다.

이날 경기 초반은 양 팀 모두 팽팽한 대치 속에 전술적으로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정교한 수비 조직과 빠른 측면 전개를 활용해 경기 주도권을 가져가려 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적극적인 전방 압박으로 토트넘 진영에 흔들림을 시도했다. 그러나 전반은 득점 없이 끝났다.

후반전 흐름 역시 쉽사리 기울지 않았지만, 손흥민이 히샬리송과 교체로 투입된 후 토트넘의 활기가 살아났다. 교체 투입된 직후부터 손흥민은 집요한 압박과 날카로운 패스로 공격에 힘을 실었다. 이어진 결정적인 득점 장면에서 토트넘은 맨유의 골문을 열어젖히며 승기를 잡았다. 경기가 종료된 순간,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높이 들어 올리며 팀의 상징이 됐다.

우승 직후 TNT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항상 꿈꿔왔던 순간이 오늘 현실이 됐습니다. 정말 놀라운 기분이다. 오늘만큼은 저도 토트넘의 레전드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이어 “한국인으로서 정말 자랑스럽고, 새벽부터 응원해 준 모든 팬과 가족께 감사하다”며 대한민국 축구팬들에게도 진심을 담아 메시지를 남겼다.

손흥민은 “감독님과 함께 주장으로서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모두가 똘똘 뭉쳐 이룬 결과라 의미가 크다”며 긴 시간 동안 함께한 팀원들과 코칭스태프에게 공을 돌렸다. SNS와 현지 팬 커뮤니티에서도 손흥민과 토트넘의 우승을 기념하는 메시지가 끊임없이 이어졌고, 한국과 영국 현장에서는 팬들의 환호와 감격의 눈물이 함께 흘렀다.

이로써 토트넘은 2007-2008 리그컵 이후 17년 만에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추가하며 구단 역사에 또 하나의 금자탑을 세웠다. 손흥민 또한 유럽 무대 15시즌 만에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며 자신의 축구 인생에 깊은 발자취를 남겼다. 이번 우승으로 토트넘은 2025-2026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자동 진출권도 확보했다. 손흥민은 “챔피언스리그에서 최고의 팀들과 다시 도전할 수 있어 기쁘다”며 다가올 시즌에 대한 각오를 덧붙였다.

잊지 못할 밤, 그라운드 위 손흥민의 환한 미소와 눈물을 지켜보던 누구라도 오늘은 축구의 위로와 환희 속에 머물 수 있었다. 이 기록은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기쁨으로 남아, 다시 시작될 내일의 희망이 돼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