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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같은 거짓, 손사래 치는 85년생”…운세로 보는 자아 방어와 일상 해석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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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하루를 띠별·나이별 운세로 시작하는 이들이 많다. 예전에는 점괘나 운세가 그저 재미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삶의 지도를 찾는 생활의 한 풍경이 됐다. “오늘 85년생은 진짜 같은 거짓엔 손사래를 쳐야 한다”고 적힌 글귀 하나에 숨은 내 마음을 읽는 사람들이 점점 늘었다.

 

직장인 유정은(1985년생) 씨는 출근 전 모바일로 띠별 운세부터 확인한다. 곁들여진 “진짜 같은 거짓, 손사래 치라”는 메시지에 괜히 등 뒤가 간질거렸다며 “마음속 본심을 들킨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또래 모임에서는 “요즘은 운세 읽는 게 당연해졌다”며 운세 게시글 공유가 익숙한 인사가 되고 있다.

85년생 진짜 같은 거짓 손사래 쳐야 한다(띠별 나이별 오늘의 운세)
85년생 진짜 같은 거짓 손사래 쳐야 한다(띠별 나이별 오늘의 운세)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드러난다. 국내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20~40대 응답자 3명 중 2명은 ‘운세 앱이나 온라인 점보기’를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이용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단순한 점괘 대신 소셜미디어에서 쉽게 확인하고, 또 서로 나누는 행위가 일상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자기 위로와 확인 욕구의 반영’이라 해석한다. 심리상담가 손효주 씨는 “요즘 운세 읽기는 불확실한 사회에서 자기 감정을 간접적으로 탐색하는 방식”이라고 느꼈다. 예민해진 현실에서 직접적으로 묻거나 드러내긴 어렵지만, 운세 한 줄을 빌려 생각을 비추는 셈이다.

 

커뮤니티 반응도 흥미롭다. 해당 운세 글이 올라오면 “나도 거짓에 손사래 치고 싶다”, “최근 있었던 일과 딱 맞아서 놀랐다”는 댓글이 이어진다. 익명의 공간에서 각자 삶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모습은 이미 보편화됐다. 어느새 “이런 게 당연해졌다”는 체감이 커진다.

 

사소한 운세 한 줄을 매일 읽는 풍경. 그 안에는 고단함을 달래고, 자신의 기준을 세우려는 어른들의 소박한 심리가 깃든다. 진짜와 거짓, 현실과 위로의 경계에서 우리는 작지만 단단하게 하루를 살아낸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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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생#오늘의운세#띠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