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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 ‘KBS 심기관리’ 논란 고조”…박장범 사장·최민희 위원장 책임공방 확산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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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KBS 사장의 경영 책임과 보도 편향 논란, 과방위원장의 국감 운영 방식 등 여야간 격돌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박장범 한국방송공사 사장에게 사퇴를 압박했고, 국민의힘은 최민희 과방위원장의 자녀 결혼식 및 공영방송 취재 통제 논란을 집중 부각했다.  

 

23일 국회 과방위 국감장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현 의원은 “박 사장이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 부부 심기 관리를 한 결과 KBS 사장이 됐다”며 “이 때문에 KBS 신뢰도가 크게 하락하고, 광고도 들어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 사장이 지난해 2월 윤 대통령과의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의혹을 ‘조그마한 파우치’로 표현한 점을 두고, 민주당은 노골적 ‘심기관리’의 증거로 꼽았다.  

이정헌 의원도 “경영 적자가 1천억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데 박 사장은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느냐”고 따져 물었고, 이훈기 의원 역시 “역대 KBS 사장 중 가장 무능하다. 편파 보도와 경영 악화로 인해 시청률·광고 점유율·신뢰도 모두 추락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은 “KBS 정상화를 위해 박 사장은 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집중적으로 최민희 과방위원장의 국감장 운영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김장겸 의원은 방송통신위원회 직원이 최 위원장 의원실에서 자녀 결혼식 축하 화환을 요청받았다는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의 발언을 언급하며, “피감기관에 연락한 적 없다”는 최 위원장의 해명과 상반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정훈 의원은 “최 위원장이 보여준 행동은 '독재적 발상'으로, 상임위 자격이 없다”며 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했고, 박충권 의원도 “비공개 회의에서의 감정적 권한 남용과 언론 편집권 침해는 심각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감 증인으로 참석한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MBC 보도본부장 퇴장 논란 관련 질의에 “국회가 공영방송을 감독할 수 있지만, 충돌 발생 시 권력 개입으로 비칠 수 있어 서로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최민희 위원장은 “비공개 국감을 공개한 것은 기본적인 룰 위반”이라고 항변하면서도 “이사장님의 유감 표명은 받아들이고 성찰하겠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자녀 결혼식 논란에 대해 “위원장실에서 화환을 요청하지 않았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장겸 의원은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최 위원장은 이를 거부했다.  

 

여야의 강경 대치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회 과방위는 KBS의 경영 투명성, 언론 독립성, 국정감사 운영의 공정성 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정치권은 박장범·최민희 책임론을 놓고 정면 충돌하는 양상으로, 향후 과방위 후속 일정과 여론 추이가 주목된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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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범#최민희#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