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러시아산 원유 구매 중단”…중국 국영기업, 미국 대러 제재 확대에 신중 행보
현지시각 23일, 로이터 통신은 중국(China) 국영 석유기업들이 미국(USA)의 추가 대러시아(Russia) 제재 영향으로 해상 운송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잠정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러시아 대형 석유기업 ‘로즈네프트(Rosneft)’와 ‘루코일(Lukoil)’을 제재 명단에 포함한 것이 직접적 계기가 됐으며, 이번 조치는 글로벌 원유 시장과 주요 수입국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로이터와 원유 트레이더들에 따르면 페트로차이나(PetroChina), 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 Sinopec), 중국해양석유그룹(CNOOC) 등 국영 석유 대기업들은 미국의 추가 제재 여파와 법적 위험을 우려해 당분간 해상 운송 러시아 원유 구매를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시노펙의 해외 석유계열사 유니펙(Unipec)은 최근 영국 정부의 관련 제재 강화 이후 러시아산 원유 매입을 전면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해상 운송을 통한 러시아산 원유 수입 규모는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중국 내 소규모 독립 정유사들은 일시적으로 긴장하면서도 여전히 가격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을 이유로 러시아산 원유 확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중국은 해상 운송 방식으로 하루 평균 약 140만 배럴의 러시아 원유를 들여오고 있으며 이 중 대다수를 독립 정유사들이 구매하고 있다.
국영기업의 구매량 추정치는 기관별로 차이가 크다. 에너지·원유 거래 전문 업체 보텍사(Vortexa)는 올해 1~9월 국영기업 구매량이 하루 평균 25만 배럴 미만이라고 집계한 반면, 에너지 애스펙츠(Energy Aspects)는 50만 배럴 수준으로 산정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 로즈네프트와 루코일은 중국으로 공급하는 상당량의 원유를 다양한 중개업체를 통해 수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구매 및 거래 구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해상 운송 외에도 내륙 파이프라인을 통해 하루 약 90만 배럴의 러시아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해당 물량 전체는 페트로차이나가 담당하며 트레이더들은 “내륙 파이프라인 원유 수입은 제재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에너지 시장 분석업체들은 중국 국영기업의 해상 원유 거래 중단이 일부 원유 수급 및 가격 변동성에 직접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독립 정유사들의 러시아산 원유 매수세가 이어지면 글로벌 가격 급등세를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지만, 제재 강화와 거래 구조 변화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은 확대될 수 있다.
CNN 등 주요 외신도 “중국 석유 대기업의 움직임은 미·중·러를 둘러싼 에너지 지정학 구도의 변화를 보여 주는 신호”라고 보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유럽의 추가 대러 제재와 중국 내 독립 정유사들의 공급망 변화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중국 국영기업의 결정이 국제 원유시장에 미칠 실질적 영향과 장기적 시장 판도 변화에 세계 에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사회는 관련 제재의 동향과 중국의 대응 수위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