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컴패스 생산 미국 이전은 용납 못 해”…캐나다, 스텔란티스에 법적 대응 경고
현지시각 15일, 캐나다(Canada) 정부가 다국적 자동차 업체 스텔란티스(Stellantis)의 '지프 컴패스(Jeep Compass)' SUV 생산 거점을 캐나다에서 미국(USA)으로 이전하기로 한 결정과 관련, 법적 조치를 경고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번 사안은 북미 자동차 산업 공급망 재편과 일자리, 투자 문제를 둘러싼 미국 고율 관세 정책이 중대한 변수로 작용하는 가운데 발생해 관련국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14일, 향후 4년간 미국 내 자동차 생산 시설에 총 130억 달러를 투입하는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일리노이주 벨비디어(Belvidere) 공장에 약 6억 달러를 추가 투자해 기존 생산이 중단됐던 '지프 체로키'와 '지프 컴패스' 등 SUV 라인의 조기 재가동에 나설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당초 캐나다 온타리오(Ontario) 브램턴(Brampton)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었던 컴패스가 미국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캐나다 정부가 강한 불만과 우려를 표시했다.

멜라니 졸리(Melanie Joly) 캐나다 산업부 장관은 15일 공식서한에서 “스텔란티스는 캐나다의 전략혁신기금 등 각종 정부 지원을 받으면서 이행을 약속한 법적 의무가 있다”며, 이번 생산지 이전은 “용납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졸리 장관은 법적 조치 등 모든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캐나다와 온타리오주는 2022년만 해도 스텔란티스 산하 브램턴·윈저(Windsor) 공장 현대화에 10억 캐나다달러를 지원한 바 있다.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을 주시하며 자국 내 자동차 생산 확대 및 수입차 관세 강화 의지를 드러낸 점이 스텔란티스의 결정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일본(Japan) 완성차 업체 혼다(Honda) 역시 컴패스와 유사하게 온타리오 공장에서 CR-V SUV 생산을 미국으로 옮기고, 전기차·배터리 투자계획을 미룬 바 있다. GM도 온타리오 일대 생산시설을 잇따라 축소·중단하며, 북미 자동차 산업 전반의 공급망 이동이 가속화된 상태다.
이러한 결정은 캐나다 내 자동차 일자리와 투자가 직접적으로 위협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마크 카니(Mark Carney) 캐나다 총리는 “스텔란티스의 생산 이전은 명백히 미국 관세의 결과”라고 밝혔고, 캐나다 자동차부품제조업협회 플라비오 볼페(Flavio Volpe) 회장도 “스텔란티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굴복했다”며 캐나다 정부의 단호한 대응을 촉구했다.
블룸버그(Bloomberg)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캐나다가 GM, 크라이슬러 등 대형 완성차 업체 구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던 역사를 상기시키면서, 이번 결정이 북미 제조업 지형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로 평가했다.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 역시 “전통적 미·캐 공급망 구조가 관세 정책과 함께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미국 대선 국면에서 관세 정책의 변화, 캐나다 정부의 법적·정책 대응, 스텔란티스 등 주요 업체의 투자 방향에 따라 북미 자동차 산업의 공급망과 국제 경영 구도는 중대한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북미 역내 산업정책·국제 무역 환경의 대전환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시장 역시 미국 중심 생산 회귀와 캐나다 일자리·투자 손실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제사회는 캐나다의 법적 대응과 미국의 관세 움직임이 북미 자동차 제조업 생태계에 미칠 실질적 영향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