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수출 11.9% 급감”…인도, 미 관세압박에 무역적자 심화
현지시각 9월, 인도(India)의 대미(USA) 상품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93%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도 상공부 발표에 따르면, 9월 인도의 대미 수출액은 54억6천만달러(약 7조8천억원)로, 미국 정부가 전격 도입한 50% 상호관세 영향이 직접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산 상품의 인도 수입은 11.78% 늘어, 양국 간 무역수지 불균형이 더욱 심화됐다.
수출 충격의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Trump) 행정부가 8월 27일부터 인도산 수입품에 50%의 초고율 관세를 적용한 조치를 들 수 있다. 이는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수입하는 데 대한 보복 성격으로, 기존 관세에 25%를 추가 부과한 형태다. 9월은 이 관세가 실제로 한 달간 전면 시행된 첫 사례로 기록됐다.

싱크탱크 ‘글로벌 무역 연구 이니셔티브’(GTRI)는 “인도의 9월 대미 수출 감소폭이 17.9%로 올해 들어 4개월 연속 감소세 중 가장 컸다”며, 5~9월 선적 기준 약 33억달러(4조7천억원) 규모의 수출 손실이 발생했다고 집계했다. 의류, 보석, 기계류, 화학물질 등 여러 업종에서 피해가 컸다. 아제이 스리바스타바 GTRI 창립자는 “9월 고율 관세가 인도산 대부분 수출품에 적용되며 타격이 집중됐다”고 언급했다.
각국의 반응도 팽팽하다. 미국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 이슈를 강하게 문제 삼는 반면, 인도는 전통적 대외 에너지 전략을 지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모디 인도 총리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을 약속했다”고 밝혀, 양국 무역 협상 타결 기대감을 시사했다. 그러나 구체적 합의에는 다소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인도의 무역지형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감지된다. 대중국(China) 수출은 9월 무려 34.18% 급증, 중국산 상품의 인도 수입도 16.35% 늘었다. UAE, 영국, 독일 등 일부 국가로의 수출은 확대된 반면, 네덜란드, 싱가포르, 프랑스 등은 감소했다. 러시아, 한국, 호주, 베트남산 수입은 줄었으나, UAE,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는 증가해 국가별로 차별화된 흐름을 보였다.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 등 미국 주요 매체는 “양국 간 관세 갈등이 글로벌 공급망과 투자 환경 안정성에 새로운 부담을 안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향후 미-인도 정부 간 협상 진행과 관세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인도 수출 업계 타격이 불가피하며, 중장기적으로 역내 공급망과 글로벌 무역질서에까지 여파가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치가 향후 양국 관계와 세계 무역 환경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