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면 소음방송 중단의 조용한 균열”…군, 긴장 속 상황 주시→남북 확성기 심리전 제동
남북 간 팽팽했던 긴장선이 잠시 느슨해졌다. 휴전선 일대를 따라 이어지던 북한 대남 소음방송이 이틀째 멈추며, 군사적 심리전의 상징이던 확성기가 낯선 정적을 품고 멈춰 서 있다. 군 관계자는 13일, 서부·중부·동부전선을 막론하고 북한의 대남 소음방송이 어제에 이어 청취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동향 관찰은 예민하게 이어지고 있지만, 특이할 만한 북한의 움직임은 아직 포착되지 않은 상황이다.
북한은 지난 11일 밤 11시를 끝으로, 40여 곳의 최전방에서 틀던 방송 스피커를 모두 내렸다. 이틀 연속, 새벽과 낮, 깊은 밤을 가리지 않고 이어졌던 소음방송이 일제히 멈춘 배경에는 남측 움직임이 있었다. 며칠 전, 남북이 서로를 향해 확성기를 울리던 광경을 처음 깨뜨린 건 우리 군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오후 2시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를 지시했고, 곧이어 북한도 호응하듯 자국 방송을 멈췄다.

확성기 심리전은 1960년대부터 남북의 냉전적 심리와 군사적 긴장이 교차하던 자리였다. 대화와 단절, 협상과 반목이 반복된 세월 동안 확성기는 때로 멈추고, 때로 다시 울리며 한반도 상황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왔다. 2018년 판문점 선언 합의로 양측 모두 확성기 방송은 멈췄으나, 2023년 윤석열 정부가 북한의 오물과 쓰레기 살포에 대응, 확성기를 다시 가동하며 다시 긴장이 고조됐다.
이번 북한의 전면 중단은 상호 심리전 국면에 또 다른 균열을 낸다. 군 당국은 북한의 향후 태도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며, 이 평온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남북간 확성기 방송 중단의 여운이 남아 있는 지금, 정부는 돌연 변화할 수 있는 한반도 정세에 대한 신중한 관찰과 분석을 지속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