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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초85 역영”…김영범, 광주서 금빛 질주→한국기록 0.29초 앞두고 멈춰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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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초85 역영”…김영범, 광주서 금빛 질주→한국기록 0.29초 앞두고 멈춰선 이유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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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의 적막을 깨고 울린 출발 신호, 김영범은 수면 위를 가르며 힘찬 첫 스트로크를 펼쳤다. 결승전 내내 거센 도전 속에서도 리드를 잃지 않은 그의 영법은 자신감과 절실함으로 무장돼 있었다. 터치패드를 가장 먼저 찍던 순간, 경기장은 환호로 물들었고, 김영범의 표정엔 땀과 희열, 안도의 기색이 교차했다.

 

13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제4회 전국 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일반부 자유형 100m 결승. 강원특별자치도청 소속의 김영범은 감각적으로 47초85를 기록하며 우승에 올랐다. 2위 김우민의 49초23과는 1초 이상 격차로, 엇갈린 시즌 흐름 속에서도 김영범은 독보적인 질주를 보여줬다.

“47초85 역영”…김영범, 광주수영선수권 100m 1위→한국기록 0.29초차 접근 / 연합뉴스
“47초85 역영”…김영범, 광주수영선수권 100m 1위→한국기록 0.29초차 접근 / 연합뉴스

이번 결승에서 김영범은 초반부터 페이스를 유지하는 안정적인 전략을 구사했다. 레이스 반환점을 통과한 뒤 후반 50m에서는 깊이 모아온 힘을 터뜨리며 간격을 벌렸다. 3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세운 자신의 최고 기록인 47초98도 보란 듯이 넘어섰고, 이는 황선우가 도쿄올림픽에서 작성한 한국 기록 47초56에서 0.29초 남긴 수치다. 이날 황선우는 접영 100m와 개인혼영 200m에 집중해 맞대결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자유형 전향 이후 김영범의 성장은 두드러졌다. 전날 자유형 200m 결승에서는 1분46초13 등으로 2위를 기록, 계영 800m 대표팀 합류도 사실상 확정돼 입지를 공고히 했다. 일본 전지훈련에서 얻은 경험과 훈련 성과가 기록에 반영됐다는 그의 소회에는 팀과 자신에 대한 믿음이 묻어난다.

 

경기 후 김영범은 소속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국가대표 선발전 후 잠깐 휴식기를 가졌기에 몸 상태가 완벽하진 않았다. 하지만 예상보다 좋은 기록이 나와 뿌듯하다. 일본 전지훈련 때 자유형에 집중한 시간들이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더불어 “싱가포르 세계선수권에서 자유형 100m 한국 기록 경신은 물론, 메달과 단체전 시상대에도 오르는 게 목표”라며 힘주어 말했다.

 

한 번의 레이스가 인생의 전부가 될 수는 없어도, 오늘의 물살은 김영범이 마침내 다시 써 내려간 새로운 기록의 예고편이었다. 무한한 도전의 수면 위에 내딛는 그의 두 팔이, 다가오는 7월 싱가포르 세계수영선수권을 향해 질문을 던진다. 그 답은 2025년 여름, 세계가 숨죽여 바라보게 될 것이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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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범#광주수영선수권#한국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