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가 대화를 바꾼다”…카카오, 카톡 대규모 개편에 업계 촉각
챗GPT 등 인공지능(AI) 기술이 카카오톡의 사용 경험과 메신저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카카오가 도입한 새로운 기능들은 일상과 업무, 소셜 경험을 한층 가까이 잇는 시도로 평가되며, 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이 메신저 플랫폼 경쟁의 판도를 바꿀 분수령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는 23일 카카오톡에 챗GPT 기반 AI 서비스, 채팅방 폴더, 메시지 수정, 피드형 친구탭, 보이스톡 녹음·요약 등 대규모 업데이트를 반영했다. 챗GPT의 실시간 대화 보조 기능을 카카오톡 내에서 접목함으로써, 한국 메신저 서비스가 AI 기술 대중화를 주도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아울러 메시지 수정, 음성통화 요약·검색 등은 이용자 편의성 향상에 실질적 변화를 예고한다.

AI 기술의 도입은 특화된 자연어처리 및 음성인식(ASR) 역량을 토대로 구현됐다. 챗GPT는 딥러닝 기반의 대화형 언어모델로, 학습된 데이터셋을 토대로 맥락에 맞는 답변을 생성한다. 카카오가 자체 챗봇 엔진과 결합해 기존 질문-응답 검색 방식 대비 실시간 대화 맥락 인식도가 높아진 점이 두드러진다. 또한 보이스톡 녹음·요약은 대화 중 오고간 음성 데이터를 AI가 텍스트로 전환하고 중요 내용만 추려 보여주는 식이다. 이는 기존 음성통화 기능에서는 제공하지 않던 후처리 편의성을 제공한다.
시장과 사용자 관점에서 보면, 챗GPT는 스터디·동아리 등 지식 기반 협업 또는 빠른 검색·정보정리에 실효성이 기대된다. 반면 친구탭의 피드형 인터페이스는 사적인 목록 노출을 꺼리는 사용자, 업무용 메신저 활용자에게 혼선을 줄 수 있어 반발도 적지 않다. 실제로 기능 별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며, 선택적 도입(ON/OFF 옵션) 방식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 음성 요약, 메시지 수정은 사용자 편의 증대에 긍정적 시선을 얻고 있다.
경쟁구도에서는 중국 ‘위챗’이나 미국 ‘메신저’ 등 글로벌 메신저 역시 AI·소셜 결합을 강화하는 방향과 궤를 같이 한다. 다만, 인스타그램 피드형 UI를 메신저에 도입하는 사례는 드물어, 플랫폼 경계가 허물어지는 새로운 사용성 실험이라는 해석도 있다. 카카오 측은 이미 젊은 층이 일상 대화는 인스타그램이나 다른 SNS DM 등으로 이동하는 점을 반영, 메신저에 피드 등 소셜 기능을 가미하는 전략적 선택을 강조하고 있다.
서비스 구조 변화는 산업 정책과도 연결된다. 국내외 플랫폼 규제, AI 챗봇의 개인정보 보호, 대화 데이터 처리 투명성 등이 주요 쟁점이다. 카카오는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고, 메시지 수정이나 입력중 표시 등 일부 신규 기능에 선택적 적용권을 부여해 이용자 선택 범위를 넓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AI가 메신저에 자연스럽게 결합되면 일상, 업무, 협업의 경계가 흐릿해질 수 있다”며 “카카오톡의 대규모 개편은 국내외 메신저 서비스 판도를 바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카오 경영진도 “단순히 기능을 늘리는 것을 넘어, AI와 소셜이 융합된 새로운 대화 경험 구현에 초점을 뒀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변화가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