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크리스티언스, 심장을 멈춘 순간”…드러머 쓰러짐→리버풀 축제장 침묵 속 응원
음악의 열기로 가득했던 리버풀 ‘온 더 워터프런트’ 축제는 밴드 더 크리스티언스의 무대 위에 뜻밖의 침묵을 남겼다. 화려한 조명과 격정의 연주가 번지던 그 순간, 드러머 라이오넬 듀크가 그대로 쓰러지며 현장은 혼란과 긴장감으로 물들었다. 들떠 있던 관객들의 숨은 고요히 멎었고, 동료들과 스태프, 응급 의료진의 긴박한 발걸음이 조명을 대신했다.
두 번째 곡이 시작되는 타이밍에 예기치 못한 사고가 퍼졌고, 현장의 의료팀은 무려 4번의 심폐소생술을 이어가며 최선을 다해 라이오넬 듀크의 생명을 붙잡으려 애썼다. 이 긴급한 순간, 무대에는 가림막이 쳐졌고, 대형 스크린에는 안내 메시지가 번졌다. 관객들은 놀람과 안타까움을 숨죽인 채 바라봤다.

현장에서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된 라이오넬 듀크는 응급 수술을 마치고 현재는 인위적인 혼수상태에 놓여 있다. 더 크리스티언스 매니저 엠마 로버츠는 “공연 전까지 건강했던 그가 갑자기 쓰러져 모두가 큰 충격에 빠졌다”는 심경을 전했다. 밴드 멤버들과 팬들, 그리고 축제에 모인 음악인 모두가 그의 쾌유를 바라며 마음을 모으는 풍경도 이어졌다.
밴드는 공식 채널을 통해 “현장 응급 의료진의 헌신에 감사를 표하며, 라이오넬의 빠른 회복 소식을 기다린다”는 메시지로 희망을 전달했다. 담담하지만 절박한 목소리는 전 세계 팬들에게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무대는 바로 이어진 그래미 수상자 스팅의 공연으로 바통을 넘겼다. 스팅은 “듀크의 회복을 응원한다”는 따뜻한 격려와 함께 ‘How fragile We Are’를 노래해 침묵 속 응원을 더욱 짙게 물들였다. 그 순간, 음악과 사람이 어우러진 공감이 축제의 공기를 감싸며 모두가 한마음이 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축제의 마지막 순간, 드럼 대신 고동치는 침묵과 연대의 박수가 무대를 채웠다. 라이오넬 듀크의 시계는 잠시 멈췄지만, 음악이 가진 위로와 응원의 힘만은 무대를 넘어 관중의 마음에 깊은 자국을 새겼다. 이 무대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인간의 연약함과 함께하는 힘을 다시금 일깨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