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철회, 경영 안정성 우선”…HLB생명과학-HLB, 독립 경영 지속 주목
국내 바이오 업계의 주목을 받아온 HLB생명과학과 HLB의 합병이 최종적으로 철회됐다. HLB생명과학은 1일 이사회를 통해 HLB와의 합병 절차를 중단하고, 각 사가 독립적으로 경영행보를 이어간다고 밝혔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인한 지급대금이 당초 계약 기준인 400억원을 넘어서며, 재무적 부담과 경영 리스크가 예상되는 점이 주요 배경으로 제시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 무산을 ‘경영 안정성 우선’ 전략의 신호로 해석한다.
그간 양사는 신약개발 역량과 헬스케어 사업 통합을 목표로, 올해 4월 각각 이사회 합병안 의결에 이어 7월 HLB생명과학 임시 주주총회에서 주주 동의를 확보한 바 있다. 특히 항암제 리보세라닙의 권리 일원화, 글로벌 사업 확대가 주요 추진 근거였다. 그러나 최근 주식매수청구권 청구가 예상을 상회하며, 양사 모두 재무건전성과 주주가치 보전 사이에서 전략적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합병 철회로 양사는 당분간 별도 법인 체제를 유지한다. 항암제 신약 파이프라인, 헬스케어 신사업도 각자 모색 체제로 전환된다. 그럼에도 HLB생명과학 측은 장기적으로 HLB와 전략적 협력관계는 강화할 방침을 밝혀, 공동 연구·임상, 라이선스 아웃 등 다양한 합작 가능성은 남아 있다.
최근 합병을 통한 신약개발, 자금조달 등 시너지 전략이 국내외 바이오 업계에서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례는 ‘주주권익, 경영안정성 우선’이라는 새로운 합병 기준점 가능성도 보여준다. 해외 바이오 대형사 역시 인수·합병(M&A) 시 주주매수청구 대응, 재무 리스크 조기 분산 등을 핵심 변수로 관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각자 R&D와 사업에 집중하더라도, 리보세라닙 등 핵심 신약의 글로벌 진출 전략에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합병 철회가 HLB생명과학, HLB 모두의 경영전략과 신약개발 투자 기조에 어떤 영향으로 이어질지 긴밀히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