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측근-軍검찰단장 통화 포착”…해병대 수사 외압 의혹 ‘윗선 개입’ 조사 본격화

군 당국의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를 둘러싼 외압 의혹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고석 변호사와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 간 직접 통화가 이뤄진 정황이 드러났다. 해병대 순직사건 특별검사팀이 양측의 통신내역을 확보하면서 ‘윗선 개입’ 논란이 다시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이명현 순직해병특별검사팀은 2023년 8월, 채상병 사건의 주요 분기점이었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경찰 이첩 여부를 놓고 국방부와 해병대 수사단이 이견을 보이던 당시, 고석 변호사와 김동혁 검찰단장이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고 8일 밝혔다. 두 사람은 8월 13일과 14일, 국방부 조사본부가 해병대 수사자료 재검토와 임성근 전 사단장 이첩 제외 결정을 논의하던 시점에 연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지방경찰청에 이첩했던 초동 수사자료를 돌려받아, 임성근 전 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로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군 검찰단과의 의견 충돌 끝에 임 전 사단장은 실제로 경찰 이첩 대상에서 배제됐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고 변호사와 김 단장 등을 통해 사건 처리에 영향을 미쳤는지 집중 조사 중이다.

고석 변호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법시험·연수원 동기이자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을 지낸 육사 출신 예비역 준장이다. 2023년 8월 3일에는 군검찰이 채상병 사건 수사기록을 경찰로부터 회수한 다음 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사실도 파악됐다. 김동혁 단장은 육사 54기 후배로, 두 사람은 사법연수원, 서울대 법대 등 학연도 겹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군 수사 외압 의혹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며 특검 수사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정상적인 법조계 동기 간 인사 교류가 정치적 의혹으로 비약된 면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검은 “곧 고석 변호사와 김동혁 단장을 소환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직접적 사건 개입 여부와 통화 경위, 구체적 역할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조만간 윤 전 대통령과 측근을 둘러싼 추가 진상규명 조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향후 특검 수사와 여야 정쟁 양상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