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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복당 논란에 당권주자 격돌”…국민의힘, 계엄 공방에 당내 반발 확산
정치

“윤석열 복당 논란에 당권주자 격돌”…국민의힘, 계엄 공방에 당내 반발 확산

서윤아 기자
입력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본경선이 본격 돌입하자, 당권주자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과 복당 문제를 두고 정면으로 맞붙었다. 장동혁·김문수 후보가 윤 전 대통령 복당 가능성을 열어두자, 조경태·안철수 후보가 강하게 비판하며 갈등이 극대화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당내에서는 역주행 경쟁이라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날 공방은 김문수 후보가 “계엄을 해서 누가 죽었나. 윤 전 대통령이 재입당한다면 받아줄 것”이라고 7일 밝힌 발언에서 촉발됐다. 여기에 이른바 ‘찬탄파’로 분류되는 조경태, 안철수 후보는 날 선 대응을 이어갔다.

조경태 후보는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헌적이고 불법적이며 요건도 갖추지 못한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았는가”라며 “그런데도 윤 전 대통령 복당을 거론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직격했다. 이어 “김 후보는 후보직을 즉각 사퇴하고, 정계 은퇴를 정중히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안철수 후보도 혁신 후보 단일화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덧붙였다.

 

안철수 후보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계엄을 미화하고 헌법정신을 훼손하는 전한길, 김문수, 장동혁은 헌정사의 죄인”이라며 “헌법재판소를 무시하고 보수의 핵심가치인 법치주의와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에 의해 국민의힘이 ‘내란정당’으로 비칠 위험이 있다. 민주당에 명분을 주고 있다”며 “전한길, 김문수, 장동혁, 이재명, 정청래 세력을 단호히 막겠다”고 밝혔다.

 

반면 장동혁 후보는 SBS 라디오에서 “계엄 해제 의결 당시 찬성표를 던졌다”면서도 헌재 판단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입당 신청을 한다면 당에 도움이 되는 순간 이뤄질 수 있으며, 이를 못 받을 이유는 없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김문수 후보 측은 “우리 당의 문호는 언제나 개방돼야 한다. 당의 정강에 동의한다면 윤 전 대통령에게도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이 당권주자들이 윤 전 대통령 복당과 계엄 문제를 본격적으로 공론화하는 배경에는 본경선에서 당원 표심을 의식한 전략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탄(탄핵 반대) 후보들이 보수 야권 통합을 강조하자, 찬탄(탄핵 찬성) 후보들은 중도 표심에 호소하며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다.

 

다만 당내에서는 현실 정치와 동떨어진 논쟁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 지도부 인사는 “과거와 단절하고 미래로 나아가야 할 시점에, 이런 선명성 경쟁이 무슨 의미가 있나. 당원들도 불편해한다”고 설명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에 윤 전 대통령은 더는 없다”며 “본인이 입당 의사가 있는지조차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논쟁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일축했다.

 

이날 국민의힘 지도부와 당권주자들이 윤 전 대통령 문제로 정면충돌하면서, 계엄 논란과 복당 공방은 당내 갈등의 불씨로 번지는 모양새다. 국회와 정치권은 8·22 전당대회를 앞두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전망이다.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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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윤석열#김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