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더리움 13% 급락”…미국 ETF 자금 유출·강달러에 암호화폐 시장 충격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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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1월 4일, 미국(USA) 시장에서 이더리움(Ethereum) 가격이 하루 만에 13% 가까이 급락하며 약 3,057달러로 떨어졌다. 이번 변동은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 이후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위험자산 시장 전반으로 확산된 가운데, 미국 내 스팟 이더리움 ETF(상장지수펀드)에서 대규모 자금이 4일 연속 유출되며 촉발됐다. 이같은 조치는 글로벌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직접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

 

크립토뉴스Z(CryptoNewsZ) 등 주요 암호화폐 전문매체는 “이더리움이 일일 차트에서 확장 채널 패턴의 하단 지지선을 이탈했다”며 하락 압력이 시장 전반에 확대됐음을 전했다. 파사이드 인베스터스(Farside Investors)에 따르면, 11월 3일 기준 미국 내 이더리움 ETF 누적 자금 유출액은 약 1억 3,570만 달러에 달했으며, 최근 시장의 불확실성 심화 속에 기관 투자자들이 수익 실현 및 포지션 축소에 나선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더리움 13% 급락, ETF 자금 유출과 강달러가 동반 압박
이더리움 13% 급락, ETF 자금 유출과 강달러가 동반 압박

시장 불안은 트레이더 청산 규모에서도 확인된다. 코인글래스(Coinglass) 데이터에 따르면, 하루 동안 암호화폐 시장 전체에서 45만 명이 넘는 투자자가 청산을 당했고, 총 19억 9,000만 달러 상당의 포지션이 강제 정리됐다. 이 중 이더리움 롱(매수) 포지션의 청산액은 약 5억 7,200만 달러로, 지난 10월 10일 급락 이후 최대 단일일 기록을 경신했다.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가 가격 변동폭을 키우며 손실을 확대했다는 평가다.

 

최근 급등한 달러 인덱스(DXY)도 이더리움 하락에 영향을 줬다. DXY는 약 99.87까지 올라 3개월 만에 최고치에 도달했다. 주요 가상자산은 달러 기준으로 거래되는 만큼, 미국 금리 인상 시사와 강달러 흐름은 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전세계 투자자의 신규 진입 및 매수세를 위축시키고 있다.

 

기술적 분석에서도 추가 약세 징후가 감지된다. 이더리움은 일일 차트에서 확장 채널 패턴 하단 및 200일 지수이동평균선 아래로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중기적으로 2,887달러 및 2,388달러가 주요 하락 지지선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RSI(상대강도지수)가 27% 수준으로 과매도 국면에 진입하면서 일부 조기 반등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시장 심리는 극단적으로 위축됐다. 암호화폐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공포·탐욕(Fear & Greed) 지수’도 28%에 불과해, 극심한 불안 심리가 유입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외신 CNBC는 “이더리움의 이번 조정은 당분간 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로이터 등 주요 글로벌 매체 역시 “ETF를 통한 기관 거래 확대가 변동성 관리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이더리움의 이번 급락 원인을 구조적인 펀더멘털 악화보다는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투자심리 위축에서 찾고 있다. 일부에서는 “하단 추세선 부근에서는 단기 기술적 반등이 걸릴 수 있다”는 의견도 있으나, 투자자들은 위험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번 이더리움 가격 급락과 시장 불안 확산이 향후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과 위험자산 환경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높은 변동성과 투자심리 불안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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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etf#강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