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언더파 질주”…김시우, 2라운드 완벽 수훈→찰스 슈와브 공동 28위 도약
가볍게 숨을 고르던 순간, 김시우의 눈빛이 조용히 달라졌다. 전날만 해도 컷 탈락 압박에 얽매였던 표정은 사라지고, 그의 앞엔 잔디 위에서 자주 보아온 단단함과 여유가 다시 깃들었다. 한 타, 한 타 신중하게 쌓아 올린 결과는 잔디 위에서의 미소로 응답을 받았다.
김시우는 24일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 콜로니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024 PGA투어 찰스 슈와브 챌린지 2라운드에서 6언더파 64타의 인상적 성적을 남겼다. 이를 통해 김시우는 이틀 합계 3언더파 137타로 공동 28위까지 순위를 대폭 끌어올리며, 경기 시작 당시와는 전혀 다른 국면을 맞았다.

컷 통과를 장담할 수 없던 첫날의 2오버파에서 힘겹게 출발했던 김시우는 이날 79계단을 단숨에 뛰어올라 경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공동 6위 선수들과도 3타 차로 격차를 크게 줄였고, 톱10 진입에 대한 기대감마저 불러일으켰다.
무실점 행진도 빛났다. 김시우는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모으며 담담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특히 5차례나 그린을 놓쳤으나, 모든 실수를 세심한 쇼트게임으로 만회하며 현장 관중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단단한 집중력과 흔들림 없는 안정감을 동시에 펼쳐 보인 날이었다.
김주형의 안정감도 돋보였다. 2라운드에서 2언더파 68타를 적어내며, 2언더파 138타로 공동 35위에 올랐다. 끝나지 않은 대회에서 김시우와 나란히 톱10 진입의 희망을 이어갔다.
한편, 상위권에서는 벤 그리핀과 마티 슈미트가 각각 7타를 줄여 중간합계 11언더파로 공동 선두를 형성했다. 1라운드 선두였던 존 박은 하루 만에 3위로 내려섰다.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는 1오버파 71타에 그치며 오랜만에 오버파 고전을 겪었고, 순위는 공동 49위까지 밀렸다. 이번 오버파 기록은 23연속 라운드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강한 회복세를 보인 김시우가 남은 라운드에서 어디까지 자신의 한계를 넘어설지 벌써부터 기대가 꿈틀거린다. 귓가에는 잔디 위의 바람과 조용한 환호만이 머문다. 찰스 슈와브 챌린지는 주말 3라운드와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있다. 김시우와 김주형이 펼칠 도전의 이야기는 5월 25일 밤, 국내 골프 중계 채널을 통해 팬들의 밤을 다시 한 번 물들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