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이닝 1실점 완벽투”…LG 송승기, 토종 ERA 1위→에이스 탄생 순간
기회는 단 한 번이었다. 송승기가 마운드로 향하는 순간, 잠실구장을 메운 팬들의 시선이 고요하게 모였다. 뚜렷한 눈빛과 흔들림 없는 제구가 이어지자, 관중석에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열기가 번져나갔다.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LG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정규시즌 경기. LG의 선발투수 송승기는 이날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며 투구 내용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두산 타선을 상대로 1피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8승째를 향해 힘차게 전진했다. 이미 8번째 퀄리티스타트 기록이었다.

초반부터 안정감을 내비친 송승기는 1회 상위 타자들을 연달아 범타 처리하며 긴장을 풀었다. 2회 1사 1루 위기에서도 내·외야를 아우르는 침착한 수비와 함께 삼진으로 흐름을 잡았다. 3회 두산의 클린업트리오를 상대할 때도 흔들림은 없었다. 특히 양의지와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구사한 유인구는 장내를 술렁이게 만들었다.
4회 무사 1루에서는 연속 삼진이라는 냉정함이 빛났다. 5회 선두타자에게 내준 솔로 홈런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인함으로 응수했고, 6회 강승호를 마지막 아웃카운트로 잡으며 큰 박수를 받았다. 10-1로 앞선 7회 마운드를 넘긴 순간, 관중석에서는 송승기를 향한 환호가 이어졌다.
이날 송승기는 경기 후 “기다렸던 규정이닝을 채우면서 팀에 보탬이 되는 경기를 할 수 있어 기쁘다. 동료들과 코칭스태프가 믿어준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고, 팬들의 응원에 늘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송승기의 평균자책점은 2.65였던 경기 전보다 더 내려가 2.57로 집계됐다. 이로써 이미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중 토종 부문 1위에 올랐다. 동시에 송승기는 삼성 라이온즈의 원태인, LG 선배 임찬규 등 쟁쟁한 토종 선발 투수들을 제쳤다. 이날 롯데와의 경기에서 원태인이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2.59로 집계됐다.
관중석에서는 “에이스가 나타났다”, “토종 ERA 1위 송승기다” 등의 외침이 이어졌다. SNS에서도 ‘좌완 토종 에이스 탄생’이라는 문구가 빠르게 공유됐다. LG 선발진에 견고함이 더해지자, 올 시즌 팀 순위 반등에 관한 기대감 역시 커졌다.
송승기가 잠실의 마운드 위에서 흘린 땀방울은 새로운 계절을 예고하고 있다. 야구장을 가득 메운 희망의 기운 속 팬들은 에이스의 다음 날을 기다린다. LG는 24일 홈에서 NC 다이노스와 3연전을 갖는다. 송승기가 또 한 번 마운드 위에서 어떤 기록을 그릴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