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 투입 직후 승부 흔들다”…손흥민, MLS 데뷔 드라마→LAFC 극적 무승부
시카고 브리지뷰 시트긱 스타디움의 숨 막히는 무거움 한가운데, 손흥민이 메이저리그사커(MLS) 무대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장내엔 묘한 긴장과 기대가 공존했다. 후반 16분, 손흥민이 교체 명단에서 일어나자 관중의 환호가 이어졌고, 이내 그라운드를 밟은 손흥민은 흔들림 없는 눈빛과 기민한 움직임으로 곧장 경기 흐름을 바꿨다. 후반 32분, 손흥민은 페널티지역을 파고들며 테란의 파울을 이끌어냈고, VAR 끝에 LAFC에 극적인 동점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LAFC는 부앙가가 침착하게 골망을 갈랐고, 긴박했던 MLS 데뷔전에서 손흥민의 한 방이 팀을 구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이날 경기는 2025 메이저리그사커 27라운드로, 시카고 파이어와 LAFC가 브리지뷰 시트긱 스타디움에서 맞붙었다.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에서 이적한 지 사흘 만에 LAFC 유니폼을 입고 벤치에서 대기했으며, 후반 16분 교체로 투입돼 빠른 템포의 공격 전환을 책임졌다.

LAFC는 전반 11분 시카고 테란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흔들렸다. 그러나 19분 홀링스헤드가 날카로운 헤딩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흐름이 다시금 살아났다. 이어 한동안 양 팀의 신중한 탐색전이 이어졌지만, 손흥민의 투입과 동시에 경기 양상이 반전되는 장면이 연출됐다.
후반 25분, 시카고의 밤바가 싱케르나겔의 재치 있는 패스를 발판 삼아 추가골을 만들어내며 리드를 탈환했다. 그 순간에도 LAFC는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32분 손흥민이 폭발적인 돌파로 페널티 박스 진입에 성공, 주심의 즉각적인 판정 변화와 VAR 확인 끝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부앙가는 36분 오른발 슛으로 동점을 만들어 경기장은 다시 한번 술렁였다.
손흥민은 이후에도 빈틈을 놓치지 않는 적극적인 슛 1회와, 경기 종료 직전 오른쪽에서의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하며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분데스리가와 프리미어리그를 거치며 검증된 손흥민의 영입은, MLS 무대에서도 LAFC의 공격을 한층 입체적으로 만들 결과로 기대된다.
이 무승부로 LAFC는 승점 37(10승 7무 8패)로 서부 컨퍼런스 5위에 올랐다. 시카고 파이어는 동부 9위(승점 36)를 유지했다. 올여름 폭염 속에도 LAFC 원정팬들은 늦은 밤까지 자리를 지키며 손흥민의 데뷔 순간에 힘찬 박수를 보냈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시간, 그라운드 위 한 번의 질주가 도시에 남긴 여운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손흥민과 LAFC의 다음 경기는 17일 오전 8시 30분, 매사추세츠주 폭스버러에서 뉴잉글랜드 레볼루션 원정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