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정은 건강 이상 징후 없어”…국정원, 독자적 우상화·후계 구도 주시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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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 문제와 후계 구도를 둘러싼 정가의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국가정보원이 4일 밝힌 국정감사 보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장시간 지방·평양 이동 등 무리 없는 공개활동을 이어가며 건강에 큰 이상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위원장의 고혈압 가능성도 과거에 비해 현저히 낮아진 것으로 평가됐다.

 

이날 서울 국가정보원 청사에서 진행된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정보위원회 간사는 브리핑을 통해 “국정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기저질환이 있음에도 지방과 평양을 오가는 장시간 이동, 각종 행사를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있어 건강에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국정원 관계자는 이어 “고혈압 가능성은 과거에 꽤 높았으나 현재는 낮아진 것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또, 김 위원장이 ‘선대를 뛰어넘는 통치 기반’ 구축을 목표로 우상화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모자이크 벽화 설치, 배지 제작 등 독자적 우상화 작업이 포착됐다”고 분석한 것이다. 아울러 “러시아 파병군의 영웅화를 통해 자신의 업적을 부각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접경지 탈환을 1950년대 이래 새로운 전승 신화로 조작하려는 의도가 읽힌다”는 평가도 제시됐다. 이에 더해 평양에 2개의 ‘전승박물관’을 설립하려는 동향까지 포착된 것으로 국정원은 밝혔다.

 

후계 구도에 있어선 김정은 딸 김주애의 등장이 주목받고 있다. 국정원은 “올해 처음으로 외교 분야까지 활동을 넓히며 유력한 후계자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 방문을 계기로 최근 공개 노출이 줄었고, 9월 4일부터 최근까지 약 60일간 공식 활동이 포착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후계 논의가 지나치게 부각되는 것을 방지하고, 김정은 체제에 대한 조명을 집중시키려는 의도적 행보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은 김정은 건강 및 후계 구도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최근 북한 사회 내부 선전전과 대외 전략적 메시지 변화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건강 리스크가 당장 노정되지는 않았지만, 후계자 부각과 우상화 강화 조짐은 북한 체제 결속의 신호”라고 분석한다.

 

국가정보원은 앞으로도 북한 내부 동향과 김 위원장 주변인물의 움직임을 꾸준히 감시할 계획이다. 향후 국회 정보위원회에서도 관련 사안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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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국정원#김주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