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통증 관리”…켄뷰·젊은약사, 안전 복약 기준 제시
인구 초고령화가 가속되면서 만성질환을 가진 고령 환자에게 어떤 진통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가 통증 관리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심혈관질환과 신장질환 등 기저질환 유병률이 높아진 환경에서, 동일 성분이라도 환자 상태에 따라 위해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와 약사단체가 협력해 통증 조절 원칙을 재정비하고, 아세트아미노펜 등 비교적 안전성이 검증된 진통 성분의 적절한 사용 기준을 공유하면서, 고령 친화적 약물 사용 체계 구축의 분기점이 될지 주목된다.
한국존슨앤드존슨판매의 소비자헬스케어 사업을 승계한 켄뷰는 한국젊은약사회와 함께 9일과 16일 두 차례에 걸쳐 올바른 진통제 복약상담을 주제로 통증 관리 세미나를 열었다고 18일 밝혔다. 행사는 한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상황에서 기저질환자의 안전한 진통제 선택 기준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세미나에서는 심혈관질환, 신장질환, 위장질환, 골관절염, 천식 등 다양한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군을 대상으로 진통제 선택 시 고려해야 할 위험 요인이 정리됐다. 약물 대사 경로와 배설 기능 저하, 위장 출혈 위험, 기관지 수축 가능성 등 질환별 특성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와 아세트아미노펜 등 주요 진통 성분의 안전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사례 중심으로 다뤄졌다.
특히 이번 세미나는 약국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근거 기반 복약지도 방법을 공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환자의 연령, 기존 복용약, 기저질환 종류와 중증도, 간과 신장 기능을 종합적으로 확인해 1차 선택 약제를 결정하고, 복용 기간과 용량 상한을 명확히 안내하는 알고리즘 형태의 상담 모형이 소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발성 교육을 넘어, 표준화된 상담 프로토콜 구축을 지향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한국젊은약사회 장태웅 회장은 초고령사회에서 약사의 역할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에서 진통제 선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약사가 환자 개별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근거에 기반한 맞춤형 복약상담을 제공하는 것이 환자 안전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약사가 단순 조제에서 벗어나, 통증 관리 컨설턴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취지다.
켄뷰는 자사가 보유한 아세트아미노펜 기반 진통제 사용 경험을 중심으로, 고령층과 기저질환자에게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은 통증 조절 옵션을 제시하고 있다. 켄뷰 셀프케어 사업부 배연희 전무는 타이레놀을 포함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진통제의 안전하고 올바른 사용법을 알리기 위해 근거 기반 통증 관리 정보를 지속 제공해왔다고 설명했다.
배 전무는 특히 아세트아미노펜을 1차 치료제로 복용해야 하는 환자들이 자신의 상태에 맞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진통제 선택과 복용법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 전달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사용이 제한되는 심혈관·신장·위장 취약 환자군에서 아세트아미노펜이 사실상 기본 옵션이 되는 글로벌 진료 경향과도 연결된다.
국내외 통증 치료 가이드라인은 고령층과 다중 질환 환자에서 진통제 부작용 관리의 중요성을 계속 상향 조정하는 추세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아세트아미노펜을 1차 선택제로 두되, 간 기능 저하 환자에서는 총 일일 용량을 엄격히 제한하고, 장기간 복용 시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권고하는 방향으로 세부 지침이 고도화되고 있다.
국내 커뮤니티 약국은 고령 환자가 가장 자주 접촉하는 1차 의료 접점이라는 점에서, 세밀한 복약상담과 부작용 조기 탐지가 가능한 위치에 있다. 다만 약사당 업무 부담과 상담 시간 부족, 환자 정보의 단편성 등 구조적 한계가 여전히 지적되는 상황이다. 이번 켄뷰와 한국젊은약사회의 협력은 민간 차원에서 통증 관리 역량을 끌어올리려는 시도로, 향후 약사 교육 프로그램과 지역사회 건강 관리 모델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서는 초고령사회 진입 속 통증 관리의 질이 장기 요양 비용과 삶의 질에 직결되는 만큼, 근거 기반 진통제 사용 교육과 표준화된 상담 체계가 보건의료 전반의 효율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마련된 현장형 복약상담 기준이 실제 약국과 병원에서 어느 정도 확산될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