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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관예우·정치중립 정면 충돌”…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 청문회, 여야 공방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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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관예우·정치중립 정면 충돌”…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 청문회, 여야 공방 격화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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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관예우 의혹과 정치적 중립성을 둘러싼 거친 공방이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장에서 폭발했다. 여야 의원들은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진행된 청문회에서 임 후보자의 세무법인 경력, 정치이력, 그리고 차기 과제들을 놓고 강하게 맞섰다. 세무법인 ‘선택’의 고매출 배경과 국회의원 출신 후보자의 정치적 독립성 문제는 양 진영의 첨예한 대립을 촉발했다.

 

이날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은 “세무법인 선택은 21개월간 1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려 자본금도 크게 늘었다”며 “후보자 경력이 전관예우로 작용했다는 인상을 준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최은석 의원도 “대기업·공공기관 계약에서나 볼 수 있는 단기 고정수익 구조는 이른바 전관예우라는 의혹을 부를 만하다”고 거들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실제 후보자가 받아간 것은 19개월 동안 월평균 1천200만원 수준으로 국회의원 급여와 유사하다”며 “회계사와 세무사 20명이 모여 만든 회사 매출을 온전히 임광현 후보자에게만 귀속시키는 건 무리”라고 반박했다. 안도걸 의원 역시 “매출 규모만 보면 개인 세무사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임 후보자가 비례대표 국회의원 경력을 지닌 첫 국세청장 후보라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은 “정치인이 사정기관 수장에 올라오는 선례가 남을 수 있다”며 “추후 정치 복귀 가능성까지 열려 있어 중립성에 의문이 간다”고 지적했다. 박대출 의원 역시 “정권 핵심 본인의 위치에서 균형감각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우려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위험한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은 “정치적 중립성 의문은 누구나 가질 수 있으나, 법과 원칙에 따라 세무 행정을 단호히 수행하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광현 후보자는 “정치적 중립을 철저히 지키겠다”고 수차례 다짐했다.

 

또한 국민의힘 쪽에서는 임 후보자에게 탈세·탈루 의혹에 대한 전방위적 조사를 촉구했다. 박수영 의원은 “대통령 장남의 도박자금 의혹 등도 성역 없이 조사해야 한다”며, 쌍방울 그룹과 KH그룹 등 대형 탈세 의혹 수사도 언급했다.

 

국회는 이날 임광현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전관예우 논란과 사정기관의 정치적 독립성 문제를 둘러싼 충돌이 깊어졌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세청장 인선이 여야 대치 국면의 또 다른 뇌관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임 후보자 임명 문제는 이후 국회 논의와 정부의 후속 입장에 따라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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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광현#국세청장#청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