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 현수막, 시민 모독 행위”…김민석 총리, 한수원 월성본부 논란 경위 확인 지시
경북 경주시 곳곳에 부착된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의 현수막이 모욕적 표현 논란에 휩싸이며, 김민석 국무총리가 사실 관계 확인에 나섰다. 월성본부가 내건 "무료 국수 맛있게 먹었잖아" 등의 현수막 문구가 지역 여론을 자극한 것이다.
21일 김민석 국무총리는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관련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한수원 월성본부가 제작해 경주 시내 여러 곳에 설치한 현수막이 시민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해당 현수막에는 “5년 동안 월성원자력본부가 경주시 지방세로 2천190억을 냈다지요”, “이번 벚꽃 마라톤 때 월성본부가 무료로 주는 국수도 맛있게 먹었잖아” 등 주민들과의 관계를 빗댄 문구가 적혀 논란을 키웠다.

김민석 총리는 이 가운데 ‘국수’ 언급에 대해 “너무 모욕적이다. 공공 기관의 행사 지원은 '한 푼 던져주는'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민에 대한 존중이 없으면 소통이 아니다. 그런 태도와 비아냥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태의 경위를 확인해보고 모든 공직자의 소통 태도와 방식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김민석 총리의 발언을 계기로 공공기관의 주민 소통 방식 개선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공공기관이 시민을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은 어떤 상황에서도 지켜져야 한다”며 공직사회 고질적 인식 문제를 지적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기관 입장에서 자부심을 표현한 의도가 오히려 시민과의 거리감을 만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사회의 여론 역시 심상치 않다. 경주 시민들 사이에서는 “시민을 시혜 대상이나 부차적인 존재로 여긴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과 지역주민 간 신뢰는 일상적 언행에서 비롯된다”며, 이번 논란이 단순 해프닝으로 그칠 수 없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전 공직사회의 소통 방식을 점검하고, 유사 사례 재발 방지대책을 검토할 예정이다. 정가 일각에선 지방자치단체·공기업의 대시민 소통 가이드라인 마련 논의가 확산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