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복 극적 역전승”…임종훈-신유빈, 대만 조 격파→세계선수권 동메달 확보

기대와 긴장이 교차하는 경기장, 임종훈과 신유빈은 조심스럽게 라켓을 잡았다. 잠시 머뭇거렸던 두 선수의 시선은 점점 단단해졌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과 한 점 한 점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관중의 마음도 점차 갑작스럽게 요동쳤다. 두 선수가 포옹하며 주고받은 미소는 경기를 마친 뒤 한동안 여운으로 남았다.

임종훈(한국거래소)과 신유빈(대한항공) 조는 22일 카타르 도하 루사일 스포츠아레나에서 열린 2025 국제탁구연맹 세계선수권대회 혼합복식 8강에서 대만의 린윤주-정이징 조를 상대로 게임스코어 3-2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첫 두 게임을 연달아 11-9로 따내며 초반 주도권을 잡았지만, 세 번째와 네 번째 게임을 내주며 승부는 마지막 5게임으로 접어들었다.

결정적 순간, 임종훈과 신유빈은 1-3으로 뒤진 흐름을 차분히 바꿔 4-4, 이어 7-4 역전을 만들어냈다. 상대 린윤주-정이징 조가 따라붙으며 9-9 동점까지 접전을 이뤘으나, 두 선수는 끝내 연속 득점에 성공해 11-9로 마지막 포인트를 확보했다. 이들은 준결승에 오르며 세계선수권 동메달까지 확보했다.

신유빈은 경기 뒤 “팀워크로 일궈낸 승리”라고 짧은 소감을 전했다. 관중들은 두 선수의 선전에 아낌없는 박수로 화답했다. 임종훈과 신유빈은 지난해 파리 올림픽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던 경험을 살려, 이번에도 다시 한 번 세계 대회에서 한국 탁구의 저력을 증명하게 됐다.

이제 임종훈-신유빈 조는 준결승에서 중국의 왕추친-쑨잉사 조와 결승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신유빈은 여자복식, 단식에서도 메달 가능성을 이어가고 있어, 이번 대회에서 한국 탁구의 시상대 독주가 계속될지 팬들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하루의 무게는 경기장 위 작은 공 하나에 담겼다. 치열하게 맞선 땀방울, 그리고 서로에 건네는 미소가 잠시나마 일상을 위로했다. 임종훈과 신유빈의 도전과 응원은 2025 국제탁구연맹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