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협력 새 국면”…중국 전문가들, 이재명·시진핑 정상회담 실용적 진전 평가
정치적 기로에서 한국과 중국의 최고 지도자가 만났다. 지난 1일 성사된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을 두고, 중국 내 전문가들은 양국 관계 개선의 신호탄이라며 고무적 반응을 내놨다. 한미동맹과 미중 경쟁이라는 외교적 변수 속에서, 중한 정상은 통신사기 단속, 통화 스와프 등 실질 협력과 인공지능·실버경제 등 미래산업 협력을 강조했다. 최근 사드(THAAD) 배치 갈등 등으로 경색됐던 양국 관계가 이제 ‘정식 재개’ 국면에 들어섰다는 진단도 나왔다.
잔더빈 상하이대외경제무역대학 한반도연구센터 주임은 3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번 중한 정상회담의 성과는 전반적으로 예상에 부합한다”며 “합의 이행에 따라 양국 관계가 더욱 실용적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통신사기 단속, 통화 스와프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협력, 그리고 시진핑 주석이 제안한 인공지능·실버경제 분야의 신사업 논의 등에서 구체진전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잔 주임은 “양국 협력 영역은 더 많아질 수 있지만, 관건은 한국이 중국을 적대적 경계 대상으로 볼지, 협력 파트너로 바라볼 지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이어 “경쟁은 혁신과 발전을 촉진시키며, 한국이 중국을 파트너로 보면 많은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시진핑 주석이 ‘이웃의 성취는 곧 자신을 돕는 것’이라고 말한 만큼, 한국이 미국의 대중 포위정책에 동참하지 않고 중미 협력 및 지역 안정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양옌룽 산둥대학 국제문제연구원 전임연구원도 홍콩01뉴스 기고문을 통해 “수년간 사드 도입과 미중 갈등에 따른 어려움이 컸지만, 이번 정상회담이 양국 관계 ‘정상화’의 분수령”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중미관계의 긴장이 다소 완화되면서, 한국이 미중 간 선택 압력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의 균형외교 기조와 실용주의 방침이 중한 관계 발전의 정치적 토대를 만들고 있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양 연구원은 “한국의 대중 정책은 한미동맹의 제약을 받지만, 동북아 안보나 한반도 비핵화 등에서 여전히 양국의 폭넓은 공동이익이 있다”며 “정세 불확실성은 여전하나, 고위급 전략 소통과 상호 신뢰가 심화되면 양국이 새로운 도약 국면으로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학계의 연이은 평가에 따라, 향후 한중 관계가 실용 협력·전략 소통 중심으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나아갈지 주목된다. 양국 정부도 고위급 교류 확대로 상호 이해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지형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