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한미 ‘완전한 비핵화’ 공동발표에도 침묵”…북미 긴장감 고조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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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합의 발표에도 북한이 나흘째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아 정국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평소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에 신속하고 격렬하게 대응해온 북한이 이례적으로 침묵을 이어가면서,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북한의 의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은 14일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 공동 팩트시트 채택 이후 17일 오전까지 담화나 논평 등 공식 입장은 물론, 조선중앙통신·노동신문 등 관영 매체 지면에서도 별다른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한미 양국 정상은 팩트시트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안정에 대한 의지 재확인”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과거에 보였던 재빠른 비난성 반응과 달리, 관련 발표 이후 사흘이 지나도록 자체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북한은 그동안 비핵화 요구에 대해 우방·적대 관계를 가리지 않고 거세게 반발해왔다. 실제로 G7 외교장관들이 지난 12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메시지를 채택하자 최선희 외무상이 즉시 담화를 내고 “가장 강력한 수사적 표현”까지 동원해 규탄했다. 또 한중 정상회담 직전에도 대통령실 브리핑에 대응해 “개꿈”, “망상”이라는 표현을 동원하며 외무성 부상 명의의 비난 담화를 발표했다.

 

반면, 이번 한미 정상 발표와 관련해서는 특별한 언급 없이 침묵을 택한 배경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비핵화는 현재 북한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의제”라며 “이번 한미 팩트시트에 동맹 현대화 등 민감한 현안이 대거 포함된 만큼, 북한이 기존 수준 이상의 강력한 담화나 새로운 메시지를 준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단순한 논평이나 비난이 아닌, 한층 고조된 수위의 전략적 반응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 일각에선 한미 정상회담 이후 북미 관계와 한반도 정세가 새로운 긴장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진단했다. 여야는 북한의 공식 입장 표명을 전후한 한반도 안보 전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북한이 극도의 무대응 전략을 동원하면서, 미국 및 한국과의 협상 구도 변화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인다.

 

한편, 정부는 북한의 반응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유관국들과 협력해 한반도 안정과 긴장 완화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정치권은 향후 북한의 공식 발표 수위와 한반도 외교 지형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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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한미정상#비핵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