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파기 대국민 사기극”…국민의힘, 특검법 강행에 전면 장외 투쟁 선언
여야가 어렵게 도달한 3대 특검법 수정안 합의가 불과 하루 만에 무산되자, 국민의힘이 전면적 장외 투쟁 기조로 방향을 선회했다. 국회를 둘러싼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가운데, 거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거세지고 있다.
11일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합의 파기를 무릅쓰고 특검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상정하자, 국민의힘이 본회의 표결에 전면 불참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협치를 말해서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드디어 협치를 실천하나 기대했지만, '혹시나가 역시나'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약속을 파기하는 건 대국민 사기”라며 “향후 국회 일정과 관련해 벌어지는 모든 파행에 대해선 전적으로 민주당이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이날 긴급 의원총회 논의 끝에 3대 특검법 개정안과 자당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에 모두 불참하기로 방침을 확정했다.
국민의힘은 또한 여당 압박 카드로 떠올랐던 필리버스터 카드는 꺼내지 않고, 장외 투쟁과 대국민 여론전으로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실질적인 효과가 크지 않은 필리버스터에 당력을 소모하느니, 직접 장외로 나가 민주당의 후안무치한 행동을 국민에게 알리겠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12일부터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의원과 당원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규탄 집회를 열고, 지도부 차원의 장외 투쟁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필리버스터보다 투쟁을 통해 민주당의 행태를 적극적으로 알릴 것”이라며 “내일 오후 2시 대대적 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강경 투쟁 노선에는 ‘여당 앞에 무기력하다’는 당내 위기의식과, 적극적 여론 주도로 판을 뒤집어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당일 의총에서도 민주당 합의 파기에 대한 성토와 함께, 더 강도 높은 투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수 나왔다.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이제 소극적 대응이 아니라 대대적인 장외 투쟁으로 확실히 판을 키울 때”라며, “조만간 적절한 시점을 택해 장외로 나가 정부와 여당의 문제점을 국민께 체계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는 이날 여야 합의 파기와 특검법 단독 상정 등 굵직한 현안을 놓고 치열한 대립을 이어갔다. 정치권의 정면 충돌은 12일 장외 투쟁을 기점으로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