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수사 지휘한 박정훈, 국방부 조사본부로 이동”…연말 본부장 임명설 부상
'채상병 순직 사건' 초동 수사를 이끈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이 국방부 조사본부로 보직 이동했다. 장기간 이어진 조사본부장·차장 공석 국면과 맞물리며, 정치권과 군 안팎에서는 박 대령의 신임 본부장 임명 가능성을 두고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국방부는 10월 21일부로 박정훈 대령을 국방부 조사본부 차장 직무대리로 지명했다고 20일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정보기관 조직개편 등 산적한 현안 속에 오랜 기간 공석이었던 차장 직위를 직무대리 체제로 운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사본부 차장은 조직 내 2인자로, 통상 대령급 장교가 맡아왔다.

현재 국방부 조사본부장과 차장 모두 공석인 상태다. 박헌수 전 조사본부장은 12·3 비상계엄 사태 연루로 기소휴직 중이며, 김상용 차장 역시 같은 혐의로 직무에서 배제됐다. 이에 따라 육군 군사경찰실장이 조사본부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고, 이번 인사를 통해 박 대령이 차장 직무를 위임받게 됐다.
정가와 군 내부에서는 이번 보직 이동이 박 대령의 본부장 승진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뒤따랐다. 본부장은 준장급 이상 장성 전용 보직으로, 박 대령이 연말 인사에서 준장으로 진급 후 공식 임명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박정훈 대령은 2023년 7월 발생한 채상병 순직 사건에서 해병대 수사단장으로 초동 조사를 지휘했다. 특히 상부의 압력에 흔들리지 않고 독립적 수사를 이어가며 'VIP 격노설' 등 수사외압 의혹을 폭로했다. 군검찰은 박 대령을 항명 혐의로 기소했으나, 올해 초 무죄가 최종 확정됐다. 이후 박 대령은 보국훈장 삼일장을 수여받았다.
이번 인사에 대해 국방부는 "조사본부 주요 직위의 공백 최소화와 향후 조직 개편 준비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군 안팎에선 ‘채상병 사건’ 수사 책임자에게 조직 수장의 길을 터주는 포석 아니냐는 의견이 확산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연말 장성 인사와 조직 재편과정에서 추가 인사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혀, 향후 박정훈 대령의 승진 여부와 국방부 조사본부 인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