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 성장 엇갈렸다”…후발주자 약진에 항암제 시장 재편 본격화
차세대 항암제인 CAR-T 치료제가 항암 신약 시장에서 기술과 매출 실적의 분수령에 섰다. 2024년 2분기 글로벌 CAR-T 기업 실적이 나온 가운데, 기존 강자인 길리어드·노바티스는 매출 감소를 기록한 반면, BMS와 존슨앤드존슨 등 후발주자가 강력한 성장세를 보였다. IT·바이오 업계는 “후발주자 효과와 적응증 확대가 시장 지형을 바꾼 분기점”으로 평가한다.
CAR-T 치료제는 환자 면역세포(T세포)에 암세포를 표적하는 수용체(CAR, Chimeric Antigen Receptor)를 삽입한 뒤, 환자 체내로 되돌려 투여하는 방식으로 개발된다. 한 번의 투여로 난치성 혈액암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원샷’ 항암제로 주목받았다. 많은 CAR-T 신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유럽의약품청(EMA) 등에서 순차적으로 허가를 받았다. 길리어드의 예스카타는 2분기 3억9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 하락, 테카투스 역시 14% 감소세를 기록했다. 노바티스의 킴리아도 12% 줄었는데, 업체 측은 혈액암 적응증의 수요 감소와 경쟁 심화를 실적 둔화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반면, 존슨앤드존슨의 카빅티는 2분기 전년보다 136% 늘어난 4억3900만 달러, BMS의 브레얀지는 125% 증가한 3억4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업계는 두 회사가 병용요법 활성화, 환자군 확장 등 후발주자 이점을 극대화하며 매출 성장을 이끈 것으로 평가한다. 특히 추가 병용요법과 이중특이성 항체 등 차세대 면역항암제의 등장도 출시 5년 차를 넘어선 CAR-T 시장 구조를 흔들고 있다.
CAR-T 방식은 ‘1인 맞춤형’ 세포치료로, 환자별 T세포를 공여 받아 조작한 뒤 재주입하는 세포·유전자 융합 신약이다. 표적항원 다양화, 생산공정 자동화 등이 업계 과제로 꼽힌다. 국내 시장에선 노바티스의 킴리아가 유일하게 허가받아, 재발·불응성 혈액암 환자에게 원샷 처방 옵션을 제공 중이나, 치료비가 5억원대에 이르는 등 초고가 신약이라는 점이 소비자 접근성의 한계로 지적된다.
글로벌 바이오 분야에서는 이미 다양한 이중특이성 항체 및 차세대 세포치료 플랫폼이 출시되며 CAR-T와 시장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 등에서도 새로운 메커니즘의 항암제 임상 파이프라인이 확장 중이다. 각국 규제당국 역시 환자 안전성·유전정보 활용 등 규제 환경 변화를 주시하며, 보험 급여 확대·데이터 임상 기준 검토 등이 병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맞춤형 면역세포치료의 상용화 돌입이 항암제 시장 구조 전반을 바꾼 기점이 될 수 있다”면서 “산업계는 CAR-T 다음 단계 기술과 의료윤리, 급여 정책 간 균형에 집중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실적 변화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