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4안타”…황재균, 반전의 완성→kt 10-4 대승 견인
한 줌의 긴장과 묵직한 기대가 가득했던 이날 오후, 황재균의 방망이는 침묵을 깨고 다시 살아났다. 이틀 연속 4안타의 고리를 잇는 순간, 고척돔의 환호와 박수 소리가 더욱 커져갔다. 승부의 분수령마다 팀을 지탱한 황재균의 타격이 결국 kt wiz를 승리의 흐름 위에 올려놓았다.
kt wiz는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맞대결에서 10-4로 승리했다. 황재균의 기록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안겼다. 5타수 4안타 1홈런 1타점 3득점, 그리고 전날 4안타를 포함해 최근 2경기에서만 8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시즌 타율을 0.285에서 0.315로 끌어올렸다. 더불어 11경기 연속 안타라는 묵직한 기록까지 더했다.

경기 초반부터 황재균은 매 타석 집중력을 발휘했다. 1회 단타, 2회 2루타, 4회 홈런 등 경기 내내 변화구와 직구를 놓치지 않으며 키움 히어로즈 마운드를 흔들었다. 특히 4회 대포는 팀의 사기를 높이는 결정적 한 방이었다. 3루타만 추가했다면 사이클링 히트였으나, 마지막 타구는 우익수 앞에 멈춰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 뒤 황재균은 “마지막 타구가 빠졌다면 3루까지 뛰었겠지만, 햄스트링이 터질 수도 있었다”고 웃으며 소감을 전했다.
맹타의 이유를 묻자 황재균은 유한준 1군 타격코치와 김강 1군 타격보조코치의 디테일한 지도와 조언이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유한준 코치가 “뒷다리 스타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을 짚어줬다”며 그 지적을 받아 타격 밸런스를 다시 찾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김강 보조코치는 오래 지켜본 경험을 바탕으로 상황별 맞춤 피드백을 전해주며몰입을 도왔다고 말했다.
관록의 황재균은 “이제 중요한 건 이 페이스를 지키는 것”이라며 “여전히 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담담히 답했다. 시즌 초반에 느꼈던 부담과 힘겨움, 겨울 내 이어진 훈련과 식단 관리, 그리고 가족 같은 강아지들과의 시간 덕분에 멘털을 다잡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승부의 의미는 황재균 한 명에게 그치지 않았다. kt wiz 전체가 이날 경기로 팀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11경기 연속 안타의 리더가 이끄는 흐름 속에 선수단은 순위 경쟁을 향한 새로운 결의를 다졌다. 관중 역시 매 타석마다 박수로 응답하며 노장 3루수의 질주에 박력 있는 응원을 보내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세월 너머에도 자기 색을 놓지 않은 선수의 눈빛에는 오랜 기다림과 쉼 없는 투지가 비쳤다. 날카롭고 아슬한 경계에서 고민과 열망이 공존했던 하루. kt wiz의 다음 걸음은 그렇게 또 다른 기대와 함께 열린다. 선수들의 땀과 응원이 만들어낸 여운은 서울의 밤 공기 속에 오래도록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