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네타냐후, 해산 위기 탈출 후 이란 공습 단행”…이스라엘 정국 흔든 이틀→중동 ‘군사 빅뱅’ 예고
국제

“네타냐후, 해산 위기 탈출 후 이란 공습 단행”…이스라엘 정국 흔든 이틀→중동 ‘군사 빅뱅’ 예고

임서진 기자
입력

예루살렘의 새벽 공기는 묵직한 역사의 숨결로 가득했고,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정국은 갈림길에 선 듯 깊은 긴장의 그림자를 드리웠다. 6월 12일, 의회는 초정통파 유대인들의 병역 문제를 두고 거센 찬반 속에서 해산 표결을 치렀고, 찰나이면서도 치열했던 한 표 한 표의 힘겨루기 끝에 연립정부는 가까스로 존속을 승인받았다.

 

이스라엘 크네세트 전체 120석 중 반대 61, 찬성 53이라는 결과는 네타냐후의 정치적 생존 본능이 다시 한 번 발휘된 순간이었고, 연정 붕괴의 위기는 허망히 현실에서 멀어져 갔다. 병역의무 논란과 연합정치의 불안정 속에서도, 네타냐후는 연정 내 불안과 갈등에 균열을 봉합하려 안간힘을 써야 했다.

네타냐후 / 연합뉴스
네타냐후 / 연합뉴스

그러나 그 다음 날 펼쳐진 이스라엘의 행보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국제질서의 급류를 다시 한번 암시했다. 6월 13일, ‘라이징 라이언’이라는 작전명 아래 이스라엘군은 이란 핵시설과 고위 지휘부를 정조준하며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이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위기의식이 부른 이 공격으로, 핵 과학자와 군 지휘관의 희생이 이어졌고, 중동의 하늘은 한순간 고요를 잃었다.

 

이란의 즉각적인 보복 선포와 함께,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의 독자적 작전임을 재차 강조하며 거리를 두었으나, 외신은 미국의 정보 지원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네타냐후 정부는 작전 성공만을 말할 뿐, 구체적 내막에 대해선 침묵을 지켰다. 

중동의 전선 위에는 전운이 감돌았고,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정치 위기의 파도가 ‘안보의 칼날’에 덮였다.

 

정치적 해석은 자연스레 뒤따랐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병역 면제 논란과 연정 균열이라는 거센 내홍을 외부 안보 이슈로 덮기 위해 이란 공습을 감행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연정 해산 위기가 안보 위기 속으로 묻히며 정치권의 주제 역시 국가 안보로 쏠렸다.

 

평론가들은 이번 공습이 리더십에 손상을 입은 총리의 ‘민심 리셋’ 시도로 봤고, 그 윤리적 무게와 정치적 실리를 두고 격론을 벌였다. 반면, 리쿠드당과 보수 지지층은 “국가 안보를 위한 단호한 결단”이라며 총리에게 힘을 실었다. 그러나 연정 내 잠복된 병역 논란은 잠시 가려졌을 뿐, 해결되지 않은 채 다시 표면 위로 솟구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날 선 대치로, 중동 지역의 불안정은 새로운 차원에 접어들었다. 복합적인 위기 관리의 중심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선택한 길과 이스라엘 정계가 펼칠 다음 장면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치, 안보, 그리고 외교라는 세 갈래의 파도가 예루살렘의 골목골목을 쓰다듬으며, 이스라엘의 미래는 다시 중대한 시험대 위에 오르고 있다.

임서진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네타냐후#이스라엘#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