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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치 요리교실부터 불꽃놀이까지”…서귀포항의 깊은 밤, 바닷마을이 들썩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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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치 요리교실부터 불꽃놀이까지”…서귀포항의 깊은 밤, 바닷마을이 들썩인다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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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바다를 직접 느끼고 배우려 제주, 서귀포항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예전엔 갈치구이 한 접시면 충분했다면, 지금은 그 바다의 내음과 이야기까지 품는 축제의 시간이 일상이 됐다. 사소한 변화지만, 그 안엔 남도의 아름다운 풍경과 살아 있는 해양문화에 대한 애정이 함께한다.

 

9월, 서귀포항 동부두가 환해진다. 은빛 갈치가 반짝이는 해안가에선 수산 도시의 역동성이 고스란히 배어난다. 해가 지면, 바다 위로 불꽃이 터지고, 거대한 윷놀이판과 가요제 무대가 펼쳐진다. SNS에는 “올해는 꼭 갈치 요리교실 체험!” “경매장 분위기가 진짜 살아있다”는 인증샷과 목소리들이 넘친다.

갈치 요리교실부터 불꽃놀이까지…‘서귀포은갈치축제’ 제주 서귀포시에서 펼쳐진다
갈치 요리교실부터 불꽃놀이까지…‘서귀포은갈치축제’ 제주 서귀포시에서 펼쳐진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축제가 거듭될수록 참가자 연령대가 넓어지고, 가족 단위 혹은 혼자 여행하는 2030 방문객도 빠르게 늘고 있다. 제주사회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서귀포항 수산 관련 체험행사 참가자 중 30%가 외지인이었고, 음식과 현장 체험을 모두 경험한 경우 만족도가 1.7배 높았다.

 

축제 현장에서 만난 베테랑 요리사는 “갈치의 참맛은 손끝에서 시작된다”며 지식이 아닌 온몸으로 느끼는 경험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서귀포수산업협동조합 관계자는 “단순한 먹거리 축제를 넘어 아이부터 어른까지, 주민과 여행객 모두가 어울려 바다를 이해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실제 참여자 반응도 뜨겁다. 커뮤니티에는 “경매사 체험에서 아이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불꽃놀이와 바닷바람, 노래가 한데 어울린 밤이 특별했다”는 감성 어린 후기가 이어진다. 또 “갈치 튀김 한 입에 제주 바다를 삼킨 기분”이라는 공감대도 자연스럽게 확산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해양축제가 지역의 자원을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재해석하는 현상이라 본다. 단순한 한 끼 식사나 먹거리를 넘어, 지역과 자연을 깊이 나누려는 흐름이 일상에 스며든 셈이다. 서귀포은갈치축제의 모습은 바다와 사람, 전통과 미래가 한자리에서 만나는 삶의 장이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은빛 갈치가 전하는 기쁨과 함께, 축제를 찾는 모두가 소중한 계절의 장면을 간직하게 된다.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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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은갈치축제#갈치요리교실#불꽃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