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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으로 세계 사로잡다”…박천휴·이낙준, K콘텐츠 글로벌 확장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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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으로 세계 사로잡다”…박천휴·이낙준, K콘텐츠 글로벌 확장 신호탄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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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과 디지털 플랫폼 활용이 K콘텐츠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박천휴와 이낙준은 각각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과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로 글로벌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주역이다. 이들의 행보는 K콘텐츠의 경쟁력이 단순 현지화가 아닌, 독창적 이야기와 한국적 정체성에 있음을 보여주며, 업계는 이번 사례를 ‘글로벌 IP 경쟁의 분기점’으로 본다.

 

먼저 박천휴는 올해 6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에서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한국인 최초 극본상과 음악상(작사·작곡상)을 받았다. 토니상은 공연예술계 최고 권위로, 창작 뮤지컬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세계에 각인시켰다. 박천휴와 윌 애런슨 작곡가는 동명 뮤지컬을 2016년 서울 대학로에서 초연, 2023년 브로드웨이 본공장에 진출시키며, 세밀한 서사와 감성, 한국적 요소(헬퍼봇 등장, 한글 이름 사용 등)로 현지 관객과 교감했다. 특히 브로드웨이 초반 관객 저조에도 팬덤 ‘반딧불이들’의 입소문이 빠르게 확산, 작품상·남우주연상 등 6관왕 기록으로 무대 예술의 한류 외연을 확장했다.

이낙준은 의사 출신 작가로, 웹소설 ‘중증외상센터: 골든 아워’를 기반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2024년 1월, 비영어권 드라마 글로벌 1위에 올랐다. 의학적 전문성과 진정성 있는 현장 묘사를 무기로, 드라마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 17개국 1위, 63개국 TOP10이라는 신드롬을 낳았다. 원작 웹소설의 웹툰, 단행본 확장으로 OSMU(원 소스 멀티 유즈) 모범을 보였고, 이낙준은 다양한 의학 웹소설로 디지털 플랫폼 기반 IP 확장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양 작가 모두 한국 정체성과 독창적 스토리텔링에 주력, 글로벌 시장에서 현지화보다 고유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반려식물 한국어 명칭 유지, 의료현장 실제감 극대화 등은 미국·유럽 등 현지 관객 맞춤형 변형 대신 강한 한국성으로 차별화했다. 이는 일본·미국 등 과거 콘텐츠 수출국 모델과 대조적이다.

 

반면 이러한 파급에는 산업적 과제도 따른다. K콘텐츠의 글로벌화는 플랫폼 계약구조(OTT·공연장), 번역 개선, IP 보호, 현지 법·제도(저작권, N-casting 이슈 등)와도 직결된다. 성장하는 K스토리 산업과 달리, 아직 의료·공연 예술 IP의 해외 확장 인프라는 미흡하다는 평가도 있다. 기존 한류 음악·드라마 중심 지원 정책에서 예술·웹소설·공연 등으로 범위를 넓히는 ‘콘텐츠 융합 정책’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토니상과 넷플릭스 흥행이 “K콘텐츠 시장 변화의 신호탄”이라고 해석한다. 창작 IP가 장르와 국가의 경계를 허물며, 디지털 플랫폼·현지 공연장·글로벌 시상식 등 각종 산업 교두보를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과 창의가 국내 콘텐츠 생태계 고도화와 글로벌 저작권 시장 재편의 계기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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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휴#이낙준#어쩌면해피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