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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용 요청으로 채상병 기록 회수 관여”…이시원, 특검 조사서 의혹 진술
정치

“조태용 요청으로 채상병 기록 회수 관여”…이시원, 특검 조사서 의혹 진술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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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사망 사건 초동 조사 기록 회수에 대한 책임 공방이 정치권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 특검 조사에서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의 요청으로 회수 과정에 관여했다고 진술하며, 윤석열 정부 핵심 라인과 해병특검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수사 중인 이번 사건은, 검찰·정부 고위층까지 의혹이 번지며 정국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은 7월 31일 이시원 전 비서관을 소환 조사했다. 이 전 비서관은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채상병 사건 초동조사 기록 회수 가능 여부 요청을 받아, 국방부 관계자 등과 연락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업무 협조를 위해 필요한 연락을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고 알려졌다. 특검은 조사에서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과 이첩 당일 수차례 통화·문자 내역을 확보했다.

이 전 비서관은 피의자 신분으로 17시간에 걸친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2023년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이 임성근 전 사단장 등을 과실치사 혐의자로 지목한 조사 결과를 경북경찰청으로 이첩한 직후, 관련 기록 회수에 적극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 같은 진술에 따라 특검팀은 당시 대통령실, 국방부, 안보실 등 핵심 인사들의 일련의 보고・지시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은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외교안보 수석비서관 회의에 안보실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그는 직권남용 혐의로 지난달 29일 특검에 소환돼 15시간가량 조사받았다. 특검은 조 전 원장을 다음 주 중 다시 불러, 이 전 비서관의 진술 신빙성 및 실제 지시 경위, 대통령실이나 추가 윗선 개입 여부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야권은 특검의 연이은 소환조사가 "대통령실 수뇌부의 조직적 은폐 의혹을 입증하는 단서"라며 강공을 예고한 상태다. 반면 여권은 "업무적 협조 차원일 뿐, 불법·외압은 확인된 바 없다"며 진상 규명 절차를 강조했다. 시민사회 일각에선 "채상병 사건을 둘러싼 정부·군 관계자간 책임 미루기와 진상은폐 감지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시원과 조태용 전 실장의 진술 공방은 해병특검의 수사 핵심 변곡점으로 부상했다. 향후 특검 수사 결과 및 조 전 원장 재소환 결과에 따라 대통령실과 국방부, 정치권 전체로 파장이 확산될 전망이다.

 

정치권은 해병특검의 후속 조사와 함께 대통령실 책임 소재, 수사방해 의혹 진실공방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면 충돌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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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원#조태용#채상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