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9세이브 전설의 퇴장”…오승환, 시즌 끝내며 유종의 미→영구결번 영예
돌이킬 수 없는 순간, 오승환의 빈 마운드는 삼성라이온즈 팬들의 가슴을 묵직하게 울렸다. KBO는 물론 일본 NPB와 메이저리그 무대까지 넘나들며 ‘끝판대장’이라는 별명과 함께 역대급 커리어를 쌓아온 오승환. 마침내 21년 야구 인생에 이별을 고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올 시즌 후 은퇴를 선언한 그는, 매 등판마다 기립하는 관중들의 숨죽인 기도와 스스로의 투지를 온몸으로 녹여냈다.
오승환은 2005년 KBO리그 데뷔 후 737경기에서 무려 427세이브, 평균자책점 2.32의 기록을 남겼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다섯 차례 이끌었던 그는 두 번이나 시리즈 MVP에 오르며 삼성의 상징으로 남았다. 한일 양국을 아우르는 커리어도 인상적이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서 2시즌 동안 80세이브, 미국 MLB 무대에서는 3시즌간 42세이브라는 실적을 보였다. 각국 리그 합산 549세이브에 도달한 그는, 세계 야구 톱 클래스 마무리 투수로 오랜 기간 이름을 새겼다. 이번 시즌 추가 세이브에 따라 ‘550세이브’라는 상징적 기록까지 내다볼 수 있어 마지막 무대의 긴장감도 고조된다.

삼성라이온즈 구단은 오승환의 등번호 21번을 구단의 영구결번으로 올려 예우를 다한다. 이는 이만수, 양준혁, 이승엽에 이어 네 번째 사례로, 한 구단에서 받은 최고 예우 중 하나다. 구단은 오승환과 팬, 그리고 한국야구의 역사를 기념하기 위해 KBO와 타 구단과 협의해 은퇴 투어 및 은퇴 경기 등 다양한 이벤트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서 오승환의 존재감과 마지막 인사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팬들 역시 오승환의 마지막 모자 끝자락을 응원하며, 매 순간 아쉬움과 격려가 교차되는 분위기가 그라운드를 감싸고 있다. 기다림과 이별, 그리고 명예의 시간들 속에서 오승환은 1군 선수단과 함께 마지막 불꽃을 준비한다. 은퇴 이후에는 해외 코치 연수 등 다채로운 진로도 지원받을 계획이다.
뜨거운 여름이 지나가고, 전설과 팬들은 마지막 순간의 의미를 정성스레 맞이하고 있다. ‘삼성라이온즈’의 저녁이 더욱 따스해질 그 시간, 오승환의 마지막 역투 장면은 야구 팬들 기억 너머에 오래도록 남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