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티네스 동점·카르보니 극장골”…우라와, 인터밀란에 역전패→클럽월드컵 탈락

침묵이 깃든 그라운드, 첫 함성의 주인공은 우라와 레즈였다. 선제골이 터지던 순간, 선수단과 원정 팬들의 가슴은 뜨거운 희망으로 요동쳤다. 그러나 환호는 오래 머무르지 못했다. 가장 빛나야 할 시간, 에이스와 극적 결승골이 승부를 뒤집었다.

22일 미국 시애틀 루멘 필드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 클럽월드컵 E조 2차전에서 우라와 레즈는 인터 밀란에게 1-2 역전패를 당했다. 전반 11분 와타나베 료마의 날카로운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지만, 걱정과 불안이 후반으로 이어졌다.

초반에는 우라와가 라인을 높게 끌어올리며 인터 밀란을 흔들었다. 좌우 측면을 빠르게 공략하며 유럽 강호와 당당히 맞섰다. 인터 밀란은 전반 내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움직임을 보였고, 슈팅 수에서도 밀리는 등 답답한 경기를 이어갔다.

반전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후반 33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세트피스 상황에서 벼락같은 발리슛으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한순간의 방심이 세계 최정상급 골잡이의 본능을 자극한 셈이었다. 분위기는 완전히 뒤집혔다.

우라와는 무승부를 위해 수비에 몰두했으나, 후반 추가시간 인터 밀란의 발렌틴 카르보니가 결정적인 슈팅으로 역전 결승골을 완성했다. 골은 수비벽을 스치고 흘러왔고, 카르보니의 오른발이 끝내 레즈의 희망을 꺾었다.

종료 휘슬과 함께 우라와의 선수들은 고개를 떨궜다. 인터 밀란의 시모네 인자기 감독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집중한 선수들을 칭찬했다. 조별리그에서 2연패를 기록한 우라와 레즈는 첫 경기 리버 플레이트전 1-3 패배에 이어 탈락이 확정됐다. 동아시아 대표 울산 HD 역시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다.

같은 조에서는 몬테레이와 리버 플레이트가 득점 없이 비기며 혼전 양상을 보였다. 인터 밀란과 리버 플레이트가 승점 4로 조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마지막 경기에서 몬테레이가 우라와를 상대로 16강 진출의 미약한 희망을 이어가고 있어, 동아시아 팀들의 차기 여정에도 눈길이 모인다.

문득 그라운드에 남은 그림자는 도전의 무게와 패배의 여운을 모두 품고 있었다. 환호와 침묵이 교차했던 시간, 선수들은 뜨거운 여름밤 속에서 각자의 싸움을 끝까지 안았다. 2025 국제축구연맹 클럽월드컵 E조의 다음 경기는 현지 시간으로 곧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