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자료 단 한 장 못봤다”…무안공항 참사 유족, 항철위에 투명 조사 호소
12·29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 사이에 진상 규명과 정보 공개, 소통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됐다. 사고 발생 300일이 지났지만 조사 과정에서조차 유족은 “한 줄의 진실, 한 장의 자료도 받지 못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참사의 책임 소재와 국가의 대응 태도, 조사 체계의 신뢰성에 관련 질문이 다시 정가를 강타하고 있다.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한 김유진 무안공항 사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국토교통부 소속 사고조사위원회는 진상 규명 중이라 해도 유가족에게 어떠한 정보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며 “사고 이후 유족은 300일간 진실 자료를 전혀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동체 착륙엔 성공했지만, 수많은 규정 위반으로 만들어진 콘크리트 둔덕에 부딪혀 참사가 커졌다. 그 모든 책임을 조종사와 새 한 마리에 돌리는 것이 국가의 태도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 대표는 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 중단과 독립 기구 이관, 원본 데이터의 투명한 공개를 강하게 요구하며 직접 국감장에서 무릎을 꿇고 호소했다.

국토교통위원회 맹성규 위원장은 이날 증인석에 선 이승열 항철위 사고조사단장에게 “왜 유족과 충분히 소통 안 했느냐. 사고 조사 시 충분한 소통과 억울함 해소를 약속하지 않았느냐”고 강하게 추궁했다. 이 단장은 “최선을 다해 소통하려 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으나, 맹 위원장은 “여전히 소통이 부족하다. 인력이 동일하게 유지된다면 국무총리실로의 이관이 이뤄져도, 유족 불신은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단장은 “12월 중 공청회와 중간보고서를 통해 조종실음성기록장치, 비행자료기록장치 등 비공개 정보 역시 최대한 투명하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증인으로 출석한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유족과 최대한 소통하고 조사 자료는 이미 다 제출했다. 숨기는 바 없다”고 강조했고,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유족에 공개할 수 있는 부분과 비공개해야 하는 부분 사이에서 납득할 수 있도록 설득하겠다”고 했다.
이날 국회는 유족의 호소에 화답해 항철위에 ‘소통’ 개선과 조사 절차의 투명성, 독립성을 적극 주문했다. 정치권과 유족의 목소리가 커지는 만큼, 정부와 사고조사당국은 12월 공청회를 계기로 신뢰 회복 방안 모색에 나설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