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전투수의 아쉬움”…엄상백, LG전 1이닝 6실점→2군 강등
잠실의 조용한 밤, 엄상백의 투구는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선발 등판한 엄상백은 팬들의 기대와는 달리 1이닝 5피안타 6실점의 기록을 남겼다. 마운드를 내려오는 그의 어깨에는 패전투수의 아쉬움과 자책이 가득 담겨 있었다.
엄상백은 2025시즌을 앞두고 KT wiz에서 한화로 이적해 4년 최대 78억원의 FA 계약을 맺으며 팬들의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올 시즌 1군에서 1승 7패, 평균자책점 7.42로 크게 흔들렸다. 지난 시즌 KT에서 올린 13승 10패, 평균자책점 4.88과는 큰 차이를 드러내며, 올 시즌에는 5월과 7월 두 차례 2군행을 경험했다.

7월 복귀 후 주로 구원투수로 활약하던 엄상백은 LG전에서 다시 선발 기회를 잡았으나, 1회 급격히 흔들리며 팀 분위기까지 가라앉히는 결과를 낳았다. 김경문 감독은 투구 내용이 계속 나아지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좋은 모습을 보이면 팀에 큰 힘이 될 텐데, 부진이 계속돼 바꾸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감독은 엄상백의 몸 상태 점검을 위해 MRI 검사를 진행하고, 이후 훈련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한화 구단은 내야수 황영묵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며 정비에 들어갔고, 새롭게 포수 허인서와 투수 김기중이 1군 호출을 받았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팀 전략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2루수 안치홍은 시즌 중 대부분 지명타자로 출장했으나 2루 수비 기용도 모색 중이며, 손아섭 또한 1번 지명타자 외에 우익수로도 실전 투입을 준비 중이다. 김경문 감독은 "손아섭의 우익수 수비와 안치홍의 2루 수비 모두 현재 상태를 재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돌아오는 가을을 준비하는 한화의 전열에는 긴장과 기대가 교차한다. 선수 개개인의 컨디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전략과 다짐이 경기장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한화와 엄상백, 그리고 팬들의 긴 시즌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